(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다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현지 언론으로부터 일제히 혹평을 받았다. 중앙 공격수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1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졌다.
전반 중반 하비 반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토트넘은 후반 초반 상대 자책골로 균형을 맞췄으나 후반 33분 뉴캐슬 스트라이커 알렉산데르 이삭에게 결승골을 내줘 무릎을 꿇었다. 2022-23시즌 1-6, 지난 시즌 0-4 대패에 이어 원정 3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손흥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직전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부활을 알리는 듯했던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해 90분 동안 왼쪽과 중앙을 분주히 오갔지만 슈팅 1회, 유효슈팅 0회라는 충격적인 스탯을 기록하는 등 다시 부진했다.
토트넘은 4-2-3-1 전형을 내세웠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데스티니 우도기, 라두 드라구신,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가 맡았고, 2선에 윌송 오도베르,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출전. 최전방 원톱 자리에 손흥민이 이름을 올렸다.
뉴캐슬은 4-3-3 전형을 들고나왔다. 닉 포프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로이드 켈리, 댄 번, 에밀 크라프트, 티노 리브라멘토개 백4를 형성했다. 중원에서 션 롱스태프, 브루누 기마량이스, 조엘린통이 호흡을 맞췄고, 최전방에서 하비 반스, 알렉산데르 이삭, 앤소니 고든이 토트넘 골문을 노렸다.
팽팽한 0의 균형은 전반 37분에 깨졌다. 뉴캐슬 윙어 반스가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뉴캐슬에 리드를 가져왔다. 왼쪽 측면에서 켈리가 돌파에 성공한 뒤 곧바로 박스 안으로 컷백 패스를 시도했고, 이를 반스가 발에 맞춰 골대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분 드라구신의 결정적인 태클이 토트넘의 추가 실점을 막았다. 뉴캐슬 역습 상황에서 이삭이 박스 안까지 들어가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때 슈팅이 드라구신의 슬라이딩 태클에 막히면서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10분 손흥민이 박스 인근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슈팅은 수비수 댄 번의 태클에 막혔다. 이후 포로의 크로스가 굴절돼 그대로 뉴캐슬 골대 쪽으로 날아가 골대를 때리며 뉴캐슬 팬들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토트넘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후반 11분 행운의 자책골이 터지면서 토트넘이 경기 균형을 맞췄다. 매디슨이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슈팅을 날렸고, 이를 포프 골키퍼가 쳐내면서 선방에 성공했다. 세컨볼을 잡은 존슨의 슈팅도 포프가 쳐냈으나 쳐낸 공이 댄 번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뉴캐슬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후반 33분 뉴캐슬이 역습을 통해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렸다. 역습 상황에서 조엘링톤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머피가 박스 안으로 들어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다. 이때 머피는 슈팅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이삭에게 패스했고, 이삭이 발을 갖다 대 공을 골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뉴캐슬에 리드를 가져왔다.
추가시간이 5분 주어졌다. 남은 시간 동안 토트넘은 총공세에 나섰지만 끝내 뉴캐슬 골문을 열지 못하며 1-2 패배로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이날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손흥민에게 다시 한 번 가혹한 평가가 내려졌다.
영국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는 "3번의 핵심적인 패스를 했으나 후반전 중앙 스트라이커가 됐을 때는 골을 넣을 위치로 들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평점 6점을 줬다.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의 평가는 더 박했다. 매체는 "전반전 왼쪽에서 위협적인 공격을 펼치며 박스 안으로 위협적인 패스를 몇 개 넣었다. 하지만 하프타임 이후 센터포워드로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평점 5점을 매겼다.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함께 선발 공격진 중 최저점이었다.
에버턴전 멀티골로 자신을 향한 여론을 반전시켰던 손흥민은 이날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다시 위기에 빠졌다.
손흥민은 레스터 시티와의 개막전에서 침묵했을 때도 엄청난 혹평을 받았다.
영국 풋볼365는 "손흥민은 우리를 가장 놀라게 만든 선수다. 손흥민의 커리어는 이제 상승 궤도에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친 선수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형으로 표현해야 할 거 같다. 더 이상 대체 불가능한 선수로 간주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의 다양한 공격에 완벽하게 적합한 선택지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선택지 중 하나로 봐야 한다. 더 이상 모든 경기에서 선발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없으며 이에 대해 어떤 의문도 없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이라고 해도 매 경기 선발이 당연한 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토트넘이 손흥민의 방출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매체는 "우리는 이번 여름 각 클럽이 팔아야 할 선수 목록에 손흥민을 포함시켰다. 이는 좀 지나칠 수도 있지만 지난 시즌 손흥민이 기록한 17골 중 절반은 개막 후 초반 10경기에서 나왔고, 아시안컵을 다녀온 후 15경기에서는 겨우 5골을 넣었다"라고 손흥민이 시즌 후반기로 갈 수록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보란듯이 에버턴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비판을 잠재웠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121번째 골로 리버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를 제치고 로멜루 루카쿠와 함께 공동 21위에 올랐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후반 막판 멀티골까지 작성했다. 3-0으로 앞서가던 후반 32분 토트넘 페널티지역에서 드와이트 맥닐의 침투 패스를 수비수 미키 판더펜이 가로챈 뒤 원정팀 아크 정면까지 50여m를 공을 몰고 전진하자 손흥민도 상대 후방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10초 만에 문전까지 전진, 패스를 받아 픽포드와 1대1 상황을 맞은 손흥민은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이날 멀티골을 4-0 대승 마무리골로 완성했다.
손흥민은 이날 1골도 아닌 2골을 넣으면서 골드의 말처럼 자신을 의심하던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골드는 골드는 "어떤 사람들은 손흥민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거나 전방 혹은 왼쪽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손흥민은 항상 그랬듯 자신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바보로 만든다"면서 "에버턴을 상대로 스트라이커로서 1골, 레프트 윙어로서 1골을 넣은 건 손흥민이 토트넘 통산 410경기에서 164골과 84도움으로 248골에 관여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손흥민의 위기 대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손흥민은 뉴캐슬전에서 2경기 연속골에 도전했다. 또 2시즌 전부터 시작된 뉴캐슬 원정 악몽을 떨쳐버릴 기회로 삼았다. 하지만 공격수로 출전해 90분 동안 슈팅 1개만 기록하는 부진을 기록하며 낮은 평점을 받았다. 중앙 스트라이커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다는 신랄한 비평도 따라왔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