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과 2년 뒤 월드컵에서 만날 수 있을까.
지난 2019년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뒤 부상 등으로 고전하다 초라하게 떠난 브라질 공격수 루카스 모우라가 이달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 브라질 대표팀 명단에 들어 화제를 뿌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에 브라질 대표팀을 상징하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게 된 셈이다.
19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천재 공격수가 이젠 베테랑 윙어로 변신해 위기의 브라질을 구원하기 위해 나선다.
브라질축구협회는 1일(한국시간) 부상을 입은 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사비뉴를 제외하고 모우라를 대표팀에 대체 발탁한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7일과 11일 에콰도르, 파라과이와 각각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 7차전과 8차전을 치른다.
브라질은 이번 예선에서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지난해 가을 우루과이와 콜롬비아, 아르헨티나에 연달아 패하면서 2승 1무 3패를 기록, 10개팀 중 6위에 그치고 있어서다. 에콰도르는 남미 예선 복병이고, 파라과이 역시 지난 여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브라질 입장에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가운데 모우라가 6년 만에 승선, 힘을 보탤지 관심을 모은다.
모우라는 토트넘을 좋아하는 한국 팬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공격수다. 프랑스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을 거쳐 2018년 1월 토트넘에 입단했고, 다음 시즌인 2018-2019시즌 맹활약하며 토트넘의 사상 첫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손흥민과 함께 이끌었기 때문이다.
당시 주포 해리 케인이 다쳐 모우라의 역할이 막중했다. 모우라는 특히 2019년 5월8일 열린 아약스와의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폭발, 토트넘이 극적인 뒤집기 승리로 결승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기술과 슈팅이 모두 빼어나 손흥민과 호흡도 잘 맞았다.
하지만 모우라는 다음 시즌부터 고전하기 시작했다. 부상이 맞았고 2019년 11월 토트넘에 부임한 조세 무리뉴 감독의 스타일에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재활과 2군 경기 출전을 계속하다가 2023년 1월 토트넘 퇴단이 확정됐고 6개월 뒤 고향인 브라질 명문 구단 상파울루로 돌아갔다.
상파울루에서 말년 생활을 할 줄 알았던 모우라는 최근 32살에 부활하고 있다. 특히 올해 리그 16경기와 남미클럽대항전인 코파 리베르타 도레스 5경기를 뛰면서 총 6골을 터트렸고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활약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생각하지도 않았던 브라질 대표팀 복귀를 이뤄낸 것이다.
1992년생인 모우라는 동갑내기인 손흥민과도 친해 그와 그의 부인이 손흥민과 3명이서 고별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손흥민도 모우라가 퇴단할 때 SNS를 통해 그의 안녕을 빌었다.
그렇게 다시는 그라운드에서 마주치지 못할 줄 알았으나 끝이 아니었다. 손흥민과 모우라의 월드컵 대면도 가능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