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우루과이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A매치 4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벌어진 난투극 때문이다.
우루과이 소식을 전하는 '파세스우루과이'는 28일(한국시간) "코파 아메리카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한 사건에 대한 제재가 발표됐다"며 우루과이 선수들이 출전 정지와 벌금 징계 수위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의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4경기 출전 정지 징계에 1만 6000달러(약 2138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풀의 스트라이커 다윈 누녜스는 5경기 출전 정지 징계와 2만 달러(약 2672만원) 벌금을 내야 한다.
두 명이 끝이 아니다. 나폴리의 마티아스 올리베라, 바르셀로나의 로날드 아라우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호세 히메네스는 3경기 출전 정지와 1만 2000달러(약 1603만원) 벌금 징계를 받게 됐다.
출전 정지 징계는 소속팀 경기가 아닌 우루과이 국가대표팀 A매치에만 적용된다. 영국 매체 '더선'은 "우루과이 선수들의 징계 모두 클럽 차원의 경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루과이 5명의 선수가 징계를 받은 것은 지난달 우루과이와 콜롬비아의 2024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전에서 발생한 난투극 때문이었다. 당시 우루과이 선수들은 콜롬비아 팬들과 거센 다툼에 휘말렸다.
난투극은 경기가 끝나고 펼쳐졌다. 누녜스는 경기가 끝나자 관중석으로 올라가 콜롬비아 팬들과 주먹을 주고 받았고 벤탄쿠르는 관중석으로 물병을 던져 수석 코치가 머리에 맞아 피를 흘리기도 했다. 5분 넘게 다툼이 지속됐고 12명이 넘는 우루과이 선수가 다툼에 끼어들었다.
히메네스는 우루과이 선수들이 자기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난장판으로 뛰어들었다고 주장하며 경기장 내 현지 경찰을 비판했다.
CONMEBOL은 사태가 마무리되고 진상 조사에 들어갔고 경기 다음 날 성명을 발표했다.
CONMEBOL은 "우루과이-콜롬비아 준결승전 직후 발생한 폭력 행위에 대해 연맹 징계위원회는 사건 전말을 파악하고 관련자들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기 위해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강력히 비난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루과이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당시 비엘사 감독은 징계 가능성에 대해 "우리 팀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고 있는 건가. 중요한 건 그들이 우리에게 언제 사과할지에 관한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비엘사 감독은 우루과이 선수들의 가족이 콜롬비아 팬들에게 공격을 당했다며 우루과이 선수들의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루과이 선수들의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충격적인 대회를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한 벤탄쿠르는 지난 20일 토트넘과 레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그는 후반 26분 토트넘의 코너킥 공격 때 레스터 선수와 머리가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레스터 선수는 약간의 통증만 호소했지만 벤탄쿠르는 쉽게 일어나지 못했고 머리에 피까지 흘렀다. 벤탄쿠르는 의식은 찾았으나 더 이상 경기에 나서기 힘들었고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벤탄쿠르는 순조롭게 재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의 복귀 시기를 11월로 잡았다. 벤탄쿠르는 A매치 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으나 부상으로 인해 차출이 어려워 우루과이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벤탄쿠르를 제외한 주요 선수들의 출전 정지 징계는 우루과이로서 치명적이다. 우루과이는 당장 오는 9월 A매치인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이 선수들을 기용할 수 없다. 징계를 받은 대부분의 선수가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기에 비엘사 감독은 주요 선수들 없이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