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13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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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123골 굴욕 '등번호 7번 뺏기고 훈련 추방' 사실상 방출…덤볐다가 탈탈 털렸다

기사입력 2024.08.23 07:36 / 기사수정 2024.08.23 08:27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사실상 방출 통보나 다름없다.

첼시가 라힘 스털링의 등번호였던 7번을 다른 선수에게 주고 스털링을 1군 훈련에서 제외했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첼시에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PL)에서만 123골을 터트린 스털링의 굴욕이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울버햄프턴을 떠나 첼시에 합류한 포르투갈 출신 윙어 페드루 네투가 지난 시즌까지 라힘 스털링이 사용했던 등번호인 7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네투는 지난 11일 첼시와 7년 장기 계약을 맺으면서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울버햄프턴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던 네투는 울버햄프턴을 통해 PL에 입성한 이후 135경기에 출전해 14골 24도움을 기록, PL에서 이름을 날리는 윙어로 자리매김한 선수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리그 24경기에서 3골 11도움을 올리며 황희찬과 함께 울버햄프턴의 공격을 책임졌다.

측면 공격이 부실하다고 판단한 첼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여러 자원들을 물색한 끝에 네투를 적임자로 판단했다. 첼시가 울버햄프턴에 제안한 금액은 옵션 포함 6300만 유로(약 939억원). 네투가 팀의 에이스이기는 하나, 재정 상황이 어려워 프리미어리그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PSR) 위반을 우려하던 울버햄프턴은 네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첼시는 2022-23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잠시 임대로 데려온 경력이 있는 주앙 펠릭스까지 영입해 공격 보강을 마쳤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정착하지 못했던 펠릭스는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 임대로 재기를 노렸으나 실패,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플랜에서도 제외된 끝에 결국 첼시행을 선택했다.

첼시의 신입생인 네투와 펠릭스가 받은 등번호는 각각 7번과 14번이었다. 두 선수의 등번호가 공개되자 팬들은 의문을 던졌다. 7번은 기존 맨시티에서 건너온 윙어 스털링이, 14번은 첼시 유스 출신 수비수 트레보 찰로바가 착용하던 등번호이기 때문.

등번호를 양보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스털링과 찰로바, 특히 자존심이 강한 선수로 유명한 스털링이 팀 에이스의 상징인 7번을 네투에게 양보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결국 두 신입생의 등번호는 첼시 구단 내부적으로 변화가 있다는 걸 의미했다.



스털링은 최근 엔소 마레스카 감독의 플랜에서 제외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마레스카 감독은 스털링과 레프트백 벤 칠웰에게 두 선수가 다음 시즌 자신의 계획에 없다면서 출전 시간을 원한다면 팀을 떠나라고 통보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도 "스털링과 칠웰은 따로 훈련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첼시 소속이지만, 모두에게 출전 시간을 줄 수 없다. 경기에 나서고 싶은 선수는 떠나야 한다"며 "난 솔직한 편이다. 스털링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에게 우리가 함께 시간을 보내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털링이 훌륭한 선수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나는 단지 다른 스타일의 윙어를 선호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마레스카 감독은 23일 세르베테(스위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스털링을 명단에서 뺐다.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는 첼시가 컨퍼런스리그 본선에 진출하게 되더라도 이번 시즌 컨퍼런스리그에서 뛰지 못한다. 스털링이 마레스카 감독의 눈 밖에 났다는 증거였다.



사실 스털링은 지난 19일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치러진 친정팀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개막 라운드 홈 경기에 명단에서도 완전히 제외됐다.

그러자 스털링은 공식 성명을 통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스털링 측은 "스털링은 첼시와 3년 계약을 맺었다. 개인 훈련을 소화하기 위해 개막 2주 전 영국으로 돌아왔고, 새 감독 밑에서 좋은 프리시즌을 보내며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다. 스털링은 첼시와 팬들에게 최고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이번 주 구단의 경기 전 자료에 자신이 포함된 걸 보고 주말 경기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할 거라고 기대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스털링의 미래에 대해 첼시와 항상 긍정적인 교류를 하며 확신을 얻었다. 때문에 현재 상황에 대한 구단의 명확한 입장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스털링이 맨시티와의 개막전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선수가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공식 성명을 통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미 마레스카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된 스털링이 다시 명단으로 복귀하는 건 힘들었다.



등번호도 뺏겼고, 1군 훈련도 참가하지 못하는 상황. 스털링은 결단을 내렸다. 2022년에 입단한 첼시를 2년 만에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스털링은 여름 이적시장 마지막 주에 첼시를 떠나길 바란다"면서도 "그는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길 원하고 있다. 스털링은 자신의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지만, 가족들이 런던에 머무르고 있어 해외 이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스털링은 유벤투스의 문의를 받았으나 자신의 잉글랜드 커리어를 도와줄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이적하는 걸 선호할 것이다"라며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선택지에서 뺐고, 임대로도 팀을 떠나길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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