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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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MOBA 성공사례 된 '이터널 리턴'... 캐릭터 개발은 어떻게 이뤄졌나 [PIXEL 2024]

기사입력 2024.08.20 12:57



(엑스포츠뉴스 강남, 임재형 기자) 지난 2020년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시작한 이후 2023년 7월 정식 서비스로 전환한 '이터널 리턴'은 MOBA(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장르 게임 중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게임이다. '배틀 로얄' 룰을 갖춘 '이터널 리턴'은 매력적인 캐릭터 및 액션, 다양한 전략으로 탄탄한 유저층을 확보하면서 e스포츠 진출에도 성공했다.

게임의 핵심 특징인 다양한 전략이 캐릭터에서 파생되는 만큼 '이터널 리턴'의 실험체 디자인에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담겨 있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서브컬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PIXEL 2024'에 강연자로 나선 슈퍼크리에이티브 E7 스튜디오 허대균 디자이너는 '이터널 리턴'의 캐릭터 개발 이야기를 공유했다. 현재 서브컬처 게임 '에픽세븐'의 레벨 디자인을 맡고 있는 허대균 디자이너는 '이터널 리턴'의 캐릭터 그룹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먼저 허대균 디자이너는 한국형 MOBA 장르로 첫 발걸음을 뗀 2020년, '이터널 리턴'은 경쟁작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비 뒤처진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첫 어려움은 단연 '캐릭터 수'였다. 2년 간 지속적인 추가로 70개가 넘는 캐릭터 풀을 확보하게 됐지만 초기에는 18개에 불과했다. 100개가 넘는 경쟁작과 비슷해지려면 빠르게 개발을 완료해야 했는데, LOL 외에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도타2' 등 여러 작품에서 등장한 콘셉트가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이것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따라올 수 밖에 없었다.



허대균 디자이너는 "캐릭터 1개에 5개월~6개월 정도의 기간을 투자했으며 2주에 1개의 캐릭터가 게임에 등장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짰다"며 "캐릭터가 늘면서 다양한 조합으로 인한 전략성이 강화됐다. 다만 유명 게임들과의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LOL,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도타2' 3게임의 캐릭터를 합치면 370개가 넘는 수량이 나온다. 각 캐릭터 별로 스킬이 5개 정도 있다고 생각하면 1800개가 넘게 된다. 이에 자체적으로 차별화를 이뤄내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고 운을 뗐다.

캐릭터의 사망 변수, '배틀 로얄' 장르로 인한 회피 기술 필수 도입도 '이터널 리턴'의 캐릭터 개발에 반드시 추가돼야 하는 요소다. '이터널 리턴'은 특정 시간 이후 지점에서 부활하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죽음=패배' 규칙을 지니고 있는 게임이다. 이에 '죽음'이 게임에서 허무한 결과로 도출되지 않도록 캐릭터의 생존권을 살리는 개발이 중요했다. 허대균 디자이너는 "회피 기술이 없다면 유저들에게 외면받는 캐릭터가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W, E 중 하나의 스킬 슬롯에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터널 리턴'의 반등 계기가 된 단일 '스쿼드 모드' 확정도 캐릭터 개발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미쳤다. 허대균 디자이너는 "스쿼드용 캐릭터가 솔로 모드에 나서면 무용지물이 되고, 이를 방지하려고 하면 딜, 서포터가 모두 되는 혼종이 탄생하게 됐다"며 "캐릭터들이 난입해 전투 중인 플레이어가 아닌 제3의 유저가 승리하는 '하이에나'도 문제가 됐다. 이에 밸런스를 위해 '스쿼드 모드'로 통합했으며, 캐릭터의 스킬 및 밸런스를 다시 정립했다"고 밝혔다.

허대균 디자이너는 서브컬처 장르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은 캐릭터 개발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터널 리턴'은 빠르게 캐릭터 풀을 늘려야 했던 만큼 '만들고 싶은 캐릭터'보다 '게임 내에 필요한 캐릭터' 제작에 집중했다. 지난 2022년 7월 출시된 소방관 캐릭터 '에스텔' 또한 탱커 클래스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획됐다. '에스텔'은 방패에 더해 '이터널 리턴' 세계관(현재)에 맞는 콘셉트를 차용하기 위해 소방관(도끼, 화재 진압 방패) 외형을 갖추게 됐다.



허대균 디자이너는 "탱커 캐릭터이기 때문에 공격 보다는 방어에 조금 더 치중하게 됐다. 이에 피격 이펙트 및 소리를 강조했다. '아군 보호' 및 소방관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구조 헬기'로 아군에게 이동하는 글로벌 생존기를 궁극 기술로 추가했다"며 "공격 캐릭터는 '일레븐'처럼 차징을 하면 무기 햄버거 망치가 커지도록 애니메이션 효과를 더했다. 시각적 변화를 통해 유저들이 몰입감을 더욱 갖출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허대균 디자이너는 '이터널 리턴'의 캐릭터 개발을 통해 느꼈던 점을 공유했다. 먼저 허대균 디자이너는 "리메이크가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전했다. 허대균 디자이너는 "내부적으로는 캐릭터의 콘셉트가 잘 살아났다고 평가했는데 유저들은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향후 훨씬 많은 캐릭터들이 추가된 이후 방치된 캐릭터를 리메이크해도 늦지 않다라는 평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허대균 디자이너는 이쁜 서브컬처 캐릭터가 갖는 힘을 느꼈다고 밝혔다. 허대균 디자이너는 "복잡한 스킬 구성을 갖춰도 이쁘면 유저들이 매력을 느꼈다. 한번 사망하면 바로 탈락하는 규칙을 갖춰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을 보니 캐릭터에 대한 유저들의 애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임재형 기자

임재형 기자 lisc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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