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클럽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계약 연장과 팀 내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1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출신 로마노 기자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SNS 등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며 각종 클럽과 선수들의 이적설 및 인터뷰를 보도하는 언론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선수의 이적 및 재계약이 확정된 거 같으면 '히어 위 고(Here we go)'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맨유와 페르난데스 간의 재계약에 대해 그는 "새로운 계약은 2027년 6월까지 유효하며, 2028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1시즌 연장 옵션이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여는 맨유 최고 수준이다. 여름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에 모두 서명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츠 경제 웹사이트 '캐폴러지(Capology)'에 따르면 현재 맨유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고 있는 선수는 브라질 미드필더 카세미루이다. 카세미루는 주급 35만 파운드(약 6억 960만원), 연봉으로 1820만 파운드(약 317억원)를 수령 중이다.
지금까지 페르난데스는 주급 24만 파운드(약 4억 1800만원), 연봉 1248만 파운드(약 217억원)를 받고 있다. 페르난데스의 급여는 팀 내 5위에 해당되는 액수이지만, 새로운 계약을 통해 카세미루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대우를 받게 될 전망이다.
포르투갈 미드필더 페르난데스는 맨유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영입생 중 한 명이다. 지난 2020년 1월 맨유는 포르투갈 스포르팅CP에서 뛰는 페르난데스를 옵션 포함 이적료 8000만 유로(약 1193억원)에 영입했다.
당시 페르난데스는 맨유가 아니라 토트넘 홋스퍼에 갈 뻔했다. 손흥민이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토트넘은 맨유보다 먼저 페르난데스 영입에 진지한 관심을 드러냈지만, 구단 간의 합의가 결렬되면서 영입이 불발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페르난데스는 "2019년 여름 프리미어리그에서 내게 관심 갖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구체적인 제안을 한 곳은 토트넘뿐이었다"라며 "지금은 기분이 이상하지만 당시엔 토트넘 제안을 받고 신이 났다. 내 인생의 목표 중 하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두 구단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거래를 결렬됐다.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스포르팅에서 뛰는 건 행복했지만 내 운명은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 이적이 불발된 후 6개월 뒤인 2020년 1월 맨유가 페르난데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에이전트에게 100%가 될 때까지는 이적 얘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했는데 밤에 전화가 왔다"며 "난 그에게 '토트넘?'라고 물었고, 에이전트는 맨유라고 답했다"라고 했다.
페르난데스는 즉각 "지금 농담하는 거냐"고 에이전트에 되물었다. 에이전트의 답은 달랐다. "정말이다. 맨유에서 원한다. 이제 네가 정할 차례"라고 받아쳤다.
페르난데스는 "맨유로 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에이전트에)답장도 하지 않았다. 눈물을 참기 시작했다"라며 "아내가 달려와 '왜 우는거냐'고 묻자 난 '모르겠다. 행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거액에 합류한 페르난데스는 왕성한 활동량과 창의적인 패스를 통해 단숨에 맨유 에이스로 등극했다. 그는 맨유 유니폼을 입은 후 234경기 출전해 79골 66도움을 기록하면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등극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2022년 구단과 재계약을 맺어 계약 기간을 2026년까지 늘렸다. 주급도 크게 인상됐고, 2023-24시즌을 앞두고 클럽 주장으로 선임되는 영예를 안았다.
페르난데스의 계약 기간이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아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일각에선 1994년생 페르난데스가 벌써 30세가 됐으니 맨유가 이적료를 받고 팔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재계약 소식이 없자 이번 여름 사우디아라비아가 페르난데스 영입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맨유는 페르난데스를 팔기 보다 그동안 팀을 위해 뛰어난 활약을 펼쳐온 클럽 주장을 잔류시키기로 결정했다. 또 지금까지 보여준 활약을 고려해 팀 내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한편 페르난데스는 2024-25시즌이 시작되자마자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맨유는 10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이날 페르난데스는 후반 37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선제골을 도우면서 팀에 리드를 가져왔으나, 후반 44분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인 베르나르두 실바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 맨유는 4번 키커 제이든 산초와 7번 키커 조니 에반스가 실축해 6-7로 패하며 맨시티에게 트로피를 넘겨줬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