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0:24
스포츠

신유빈의 저력은 '먹방'에서 나온다!..."간식 안 먹었으면 못 이겼어요" [파리 인터뷰]

기사입력 2024.08.02 06:00 / 기사수정 2024.08.02 06:48

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사진 연합뉴스
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삐약이' 신유빈의 자신의 선수 커리어에 영원히 기억될 '1승'을 따냈다. 말 그대로 혈투가 펼쳐진 승부에서 마지막 순간 웃을 수 있었던 데는 적절한 영양 보충이 큰 힘이 됐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오를 게임 스코어 4-3(11-4 11-7 11-5 7-11 8-11 9-11 13-11)으로 이겼다.

한국 탁구가 남여 통틀어 하계 올림픽 단식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건 신유빈이 20년 만에 최초다. 앞서 2004년 아테네 대회 유승민(대한탁구협회 회장)의 남자 단식 금메달과 같은 대회 김경아의 여자 단식 동메달이 마지막이다. 이를 끝으로 한국 선수들은 남자부나 여자부 모두 올림픽 단식에서 4강에 오른 적이 없다. 신유빈은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 대회에서 선배들이 오르지 못한 무대를 밟게 됐다. 

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사진 연합뉴스
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사진 연합뉴스


신유빈은 앞서 지난달 30일 임종훈과 호흡을 맞춘 혼합복식에서 홍콩을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세를 몰아 여자 단식에서도 개인전 메달을 노린다. 

신유빈은 준결승 진출 확정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내가) 한국 선수로는 20년 만에 4강에 진출한 건 몰랐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며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준결승 전까지) 잘 먹고 잘 쉬면서 상대 분석을 잘하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신유빈은 1게임부터 히라노 마우를 상대로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냈다. 빠르고 정교한 공격으로 히라노 미우를 흔들었다. 초반부터 일찌감치 점수 차를 벌린 끝에 11-4로 여유 있게 1게임을 챙기고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신유빈은 2게임에서도 히라노 미우를 압도했다. 초반 4-6으로 끌려가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어느새 점수 차를 좁힌 뒤 전세를 뒤집었다. 히라노 미오보다 먼저 두 자릿수 득점을 선점한 뒤 10-7에서 강력한 스매시로 한 점을 더 보탰다. 게임 스코어 2-0을 만들고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히라노 미우는 3게임에서도 신유빈에게 반격하지 못했다. 신유빈 역시 작은 틈도 보이지 않았다. 탄탄한 수비에 이은 날카로운 공격으로 히라노 미우를 몰아붙였다. 당황한 히라노 미우의 범실이 속출하면서 신유빈이 10-3까지 여유 있게 점수 차를 벌렸다. 신유빈은 넉넉한 리드를 바탕으로 3게임까지 챙기면서 준결승 무대에 두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히라노 미우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올림픽 개인전을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듯 무서운 기세로 반격에 나섰다. 4게임 초반 4-1로 신유빈를 앞서가면서 반격에 나섰다. 앞선 1~3게임과는 다르게 범실이 줄었고 과감한 공격 시도로 점수를 쌓았다. 신유빈도 몇 차례 실수가 나오면서 4게임은 11-7로 히라노 미우가 가져갔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신유빈은 5게임에서도 히라노 미우에게 고전했다. 4-6으로 끌려가던 초반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6-6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시 2점을 뺏겼다. 히라노 미우가 먼저 두 자릿수 점수를 선점해 8-10으로 열세에 몰렸다. 5게임까지 히라노 미우가 따내면서 승부는 6게임으로 이어졌다.

매 순간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접전이 펼쳐진 6게임에서도 신유빈이 아쉬움을 삼켰다. 신유빈은 8-8 동점에서 시라노 미우가 한 점을 달아나자 곧바로 9-9 동점을 만들면서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신유빈은 6게임 막판 시라노 미우에게 2점을 내주면서 승부를 끝내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7게임으로 이어졌다.  

신유빈은 이 경기 마지막 순간 웃었다. 7게임 시작과 동시에 4-0 리드를 잡으면서 4~6게임을 연달아 뺏겼던 좋지 못했던 흐름을 일단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시라노 미우도 마지막까지 신유빈을 괴롭혔다. 열세를 뒤집고 먼저 두 자릿수 점수를 선점, 10-9로 앞서면서 신유빈의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신유빈은 여기서 무너지지 않았다. 10-10 동점을 만들고 듀스 승부로 끌고 간 이후 10-11에서 연속 3점을 따내면서 길고 길었던 혈투가 승리로 막을 내렸다.  

신유빈은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정말 어려운 게임이었는데 끝에 이길 수 있어서 잘 풀어나간 저에게도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신유빈은 한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파리 올림픽 기간 '먹방'을 이날 8강전에서도 선보였다. 경기 전에는 어머니가 직접 싸주신 주먹밥으로 요기를 한 뒤 게임 중에는 바나나, 쥬스 등으로 에너지를 충전했다.

신유빈은 지난 1일 오전 10시 열린 여자 단식 32강전 준비를 위해 7시 전 숙소를 출발해야 했을 때도 부지런히 즉석밥과 김으로 식사를 거르지 않았다. 선수로서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유빈은 "간식을 경기 전후로 안 먹었다면 마지막 7게임에서 이기지 못했을 것 같다"며 "체력 소진이 너무 컸던 탓인지 경기 중간중간에 힘이 풀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엄마가 만들어주신 주먹밥이랑 챙겨온 바나나를 잘 먹고 시합에 들어간 게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던 것 같다"며 "마지막에 마셨던 빨간색 물은 (과일) 주스였다"고 해맑게 말했다.

신유빈은 지난달 31일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딴 뒤에도 어머니의 정성 가득한 음식이 승리의 숨은 원동력임을 알린 적이 있다. 그는 "내가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엄마가 항상 오셔서 주먹밥, 유부초밥을 만들어 주신다"며 "전날도 경기 전에 연습장에서 그냥 평소처럼 먹은 건데 사진이 찍혔다"고 웃었다.

또 "나는 내가 먹는 모습이 사진에 찍힌 걸 전혀 몰랐다. 친한 분들이 사진을 보시고 연락이 왔는데 '너 참 잘 먹는다'라고 하셨다"며 "과일도 먹고 유부초밥도 먹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에 대해서도 "히라노 선수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와서 게임을 하는데 내 리시브를 많이 막았다. 나는 무조건 뚫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펼쳤던 것 같다"며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도 눈물이 안 났는데 오늘은 마지막에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약간 안도의 눈물이었다"며 "이어지는 준결승도 늘 해왔던 것처럼 잘 먹고 잘 쉬고 상대 분석을 잘해서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탁구의 간판신유빈이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3위 일본의 히라노 미우를 게임 스코어 4-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이어 "(20년 만의 4강 진출인 줄은) 나도 몰랐는데, 그냥 한 경기, 한 경기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아직 끝난 게 아니다"며 4강전을 바라봤다.

신유빈은 한국시간으로 8월 2일 오후 5시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을 치른다. 

신유빈과 결승행을 다툴 상대는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멍이다. 중국 탁구는 쑨잉사와 왕만위, 왕이디, 천멍이 각각 여자 단식 세계 1위, 2위, 3위,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5위 하야타 히나(일본)을 건너 6위가 천싱퉁이다. 그 만큼 세계 톱랭커가 즐비한 가운데 이번 대회 여자 단식엔 쑨잉사와 천멍이 출전했다.

천멍은 8강에서 세계 23위인 오스트리아 소피아 폴카노바를 4-0(11-5 11-3 11-0 11-8)으로 완파하고 신유빈과 격돌하게 됐다. 지금은 세계 4위지만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을 모두 우승해 2관왕이 됐으며 2010년대 중후반까지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중국 여자 탁구의 간판 선수 중 한 명이다.

신유빈은 천멍과 지난 3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8강에서 한 차례 맞붙어 1-4로 진 바 있다. 신유빈이 중국 선수들에게 약하기 때문에 힘든 승부가 예상되지만 이번 대회 상승세를 감안하면 못 할 것도 없는 한판이 예상된다. 신유빈은 임종훈과 짝을 이룬 혼합복식 준결승에서도 왕추친-쑨잉사 조와 붙여 두 세트를 빼앗는 등 분전 끝에 2-4로 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