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강원FC 2006년생 어린 윙어 양민혁이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존재를 꼽았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다"라고 발표했다.
구단은 "우리는 K리그1 강원FC 소속 양민혁이 취업 허가와 국제 승인을 거쳐 클럽에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라며 "지난 4월에 만 18세가 된 양민혁은 2030년까지 유효한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토트넘에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윙어인 양민혁은 K리그 U-18 챔피언십을 거쳐 강원FC 주전 선수가 됐고, 이번 시즌 25경기 출전해 8골 4도움을 기록했다"라며 올시즌 양민혁이 K리그1에서 거두고 있는 성적을 밝혔다.
또 "국제 무대에서 양민혁은 16세 이하와 17세 이하 레벨에서 한국을 대표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 출전했다"라고 덧붙였다.
양민혁이 토트넘에 합류하자 국내 축구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미 며칠 전부터 양민혁의 토트넘 이적은 매우 유력했지만 아직 확정된 게 아니기에 팬들은 공식 발표를 애타게 기다렸다.
양민혁의 토트넘행에 관한 소식은 지난 24일에 처음 보도됐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토트넘이 강원FC의 2006년생 윙어 양민혁과 계약을 체결한다"라며 "합의가 완료되는 중이고 이후 메디컬 테스트가 뒤따른다"라고 전했다.
토트넘 내부 사정을 꿰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폴 오 키프 기자도 SNS 계정에 "토트넘은 양민혁 협상에 박차를 가한다. 완료되지 않았지만 계속 진행 중이다"라고 알렸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 소속이자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 역시 "토트넘이 강원FC 18세 윙어 양민혁을 영입하는데 가까워지고 있다"라며 "양민혁은 K리그 시즌을 마치기 위해 1월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다행히 이적 마무리 단계에서 변수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양민혁은 정식으로 토트넘 선수가 됐다. 다만 토트넘 입단식은 하나은행 K리그1 2024시즌이 끝나고 2025년 1월에 진행된다.
한편 토트넘은 구단 공식 SNS에 양민혁 영입 소식을 발표함과 동시에 양민혁의 인터뷰 내용도 게시했다. 이때 양민혁은 토트넘 이적을 택한 이유들 중 하나로 손흥민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양민혁은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큰 팀에 오게 돼 영광이고, 이 팀에 합류하게 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토트넘 선수가 된 것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나의 플레이 스타일은 매우 저돌적이고 일대일 능력과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기에 마무리 능력도 좋다"라며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설명했다.
토트넘을 택한 이유에 대해선 "해외 팀에 갔을 때 적응 문제가 있는데 그래도 손흥민 선수가 있기 때문에 같은 한국인으로서 좀 더 적응 문제가 쉽고, 손흥민 선수는 대한민국의 캡틴이기 때문에 (토트넘을)선택하는데 있어 좋은 영향을 끼쳤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 레전드이자 대선배인 손흥민에 관해 양민혁은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나고 아직 한 번도 (손흥민과)대화를 나눠보지 못했기 때문에 (토트넘에)가서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거 같다"라며 밝혔다.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손흥민은 지난 9년 동안 클럽 주전으로 활약하며 통산 408경기 162골 84도움을 기록해 구단 레전드로 등극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2021-22시즌 아시아 선수들 중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2023-24시즌을 앞두고 비유럽 선수들 중 최초로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됐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도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기에 토트넘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렇기에 팬들은 양민혁이 향후 손흥민에게 조언을 받아 성공적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인터뷰에서 양민혁은 축구선수가 된 배경도 밝혔다. 그는 "형이 축구를 하다 보니 (축구를)자연스럽게 하게 됐고, 워낙 축구에 대한 열정과 뛰어노는 걸 좋아해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 많은 노력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런던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토트넘 홈구장과 훈련장이 기대된다"라며 "빨리 경기장에서 데뷔를 해서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내 목표이다"라며 토트넘 선수로 1군 데뷔전을 치르는 날을 꿈꿨다.
더불어 "강원FC에서 아직 해야 할 게 많이 있다. 더 좋은 모습과 활약으로 팬분들께 좋은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며 팬들을 위해 시즌 마지막까지 강원 선수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토트넘에 합류해서도 내가 바로 좋은 모습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게 내 목표이다"라며 토트넘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공개했다.
양민혁은 현재 K리그 최고의 유망주다. 2006년생으로 18세에 불과하지만 국내 최고 선수들이 경쟁하는 K리그1 무대에서 올시즌 25경기 출전해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나이가 믿기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양민혁은 지난 4월부터 시작해 3개월 연속으로 K리그1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베스트 11 선정도 무려 5번이나 달성했다. 양민혁 활약에 힘입어 지난 시즌 잔류 경쟁을 펼쳤던 강원은 올시즌 리그 2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양민혁을 지도하고 있는 '천재 미드필더' 출신 윤정환 강원 감독은 "내가 18세일 때보다 더 뛰어나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토트넘이 양민혁을 영입한 이유는 미래를 바라본 행보로 분석됐다. 지난해부터 토트넘은 재능 있는 10대 선수들을 빠르게 선점하는 등 미래를 대비한 영입을 성사시키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해 9월 크로아티아 2007년생 센터백 루카 부스코비치 영입에 나섰다. 만 18세 미만의 선수의 해외 이적을 금하는 FIFA 유스 보호 규정에 따라 부스코비치는 내년 여름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도 유망주 영입은 계속됐다. 토트넘은 지난 2월 겨울 이적시장 마감 직전 2006년생 스웨덴 미드필더 루카스 베리발 영입을 발표했다. 베리발도 유스 보호 규정에 의해 바로 합류하는 것이 아닌 원소속팀인 스웨덴 유르고르덴에서 반시즌 임대로 뛰고 이번 여름 토트넘에 입단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 1호 영입도 잉글랜드의 2006년생 아치 그레이였다. 토트넘은 우측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그레이 영입을 위해 이적료로 4000만 파운드(약 714억원) 거액을 투자했다.
그레이를 영입한 후 토트넘은 또 한 명의 2006년생 어린 재능 양민혁을 영입했다. 최근 유망주들을 수집 중인 토트넘이 선택한 만큼 양민혁의 향후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 벌써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민혁은 오는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K리그 일원으로 토트넘과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를 치른다. 현재 토트넘은 친선전을 치르기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는 상황인데, 한국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민혁 영입을 발표했다.
이날 양민혁이 손흥민을 비롯해 쟁쟁한 토트넘 1군 선수들과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상대로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게 된다. 내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게 될 양민혁이 친선전이지만 토트넘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토트넘 SNS,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