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알 아흘리가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을 향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사우디 리그가 주시하는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명단에 손흥민이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이적시장 전문기자 루디 갈레티는 2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알랑 생막시망이 떠난 후, 알 아흘리는 그를 대체할 공격수를 찾고 있다"며 "어제 공개된 아데몰라 루크먼 외에도 사우디 클럽은 PIF(사우디 국부 펀드) 명단에 올라와 있는 손흥민을 주요 타깃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설은 토트넘이 손흥민과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자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시즌이 끝나고 주장 손흥민과 새로운 계약을 맺을 것이 유력했다. 손흥민의 계약이 내년 여름 만료되기에 토트넘이 구단 레전드로 향해 가는 손흥민을 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토트넘 전담 기자 폴 오키프는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계약이 발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새로운 계약 대신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새로운 계약을 맺지 않고 기존 계약에 있는 1년 계약 연장 조항을 발동한다는 것이었다.
이 소식과 동시에 여러 이적설도 동시에 나왔다. 조세 무리뉴 감독을 선임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 1순위 후보로 손흥민을 꼽았다고 알려졌다. 사우디의 여러 팀도 그에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
팬들은 이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내놨다. 몇몇 팬들은 "1년 연장 계약은 손흥민에 대한 모욕이다", "토트넘은 월드클래스 손흥민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 등의 레전드 푸대접론을 들어 토트넘을 비판했다. 다른 팬들은 "토트넘은 손흥민을 팔고 이적료를 챙겨야 한다"는 냉철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이 직접 나서 이적설을 부인했다. 레비 회장은 페네르바체 이적설은 거짓이라며 손흥민을 보낼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적설은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손흥민의 계약과 관련해 쐐기를 박는 듯한 내용이 흘러나왔다.
이적시장 전문기자 벤 제이콥스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토트넘은 올여름 손흥민과 1년 계약 연장을 발동해 2026년까지 클럽에 머물게 될 것"이라며 "현재 계약은 2025년에 만료되지만 토트넘 주장은 12개월 계약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시즌 도중 사우디 리그 이적과 관련해 사우디로 가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사우디 측에서 계속 관심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 웹'은 19일 "알 아흘리는 손흥민을 계속해서 자신들의 레이더에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32세의 손흥민을 쫓기 위해 장기적인 게임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들은 언젠간 손흥민이 사우디로의 이적에 대해 마음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알 아흘리는 사우디 리그의 여러 팀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어리그 스타들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리버풀의 스트라이커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맨체스터 시티의 윙어 리야드 마레즈를 영입했다. 다음 타깃은 손흥민이다.
토트넘이 그의 판매를 고려하는 이유는 사우디가 제안하는 이적료 때문이다. 사우디는 손흥민보다 활약이 부진한 팀 동료인 히샬리송에게도 1000억원이 육박하는 계약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했고 꾸준한 활약을 고려했을 때, 1000억원이 넘는 제안은 당연하다.
손흥민이 알 아흘리에 영입된다면 손흥민-피르미누-마레즈로 구성되는 스리톱을 구성할 수 있다. 이 공격진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공격진이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는 알 나스르나 네이마르가 있는 알 힐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3명의 선수 모두 축구 도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피르미누, 마레즈, 손흥민 모두 득점에만 능한 것이 아니라 도움 능력도 출중하다. 피르미누는 사우디 리그 첫 시즌에 9골과 6개의 도움을 올리며 공격진을 이끌었고 마레즈는 11골과 13개의 도움을 기록해 해결사로 등극했다.
손흥민도 30대에 접어들며 축구 도사로 거듭났다. 2023-24시즌 리그에서 17골과 10개의 도움을 올리며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3번째 '10-10'을 달성했고 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6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 최초의 비유럽인 주장으로 선임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토트넘의 SNS에 올라온 한 영상에서 토트넘 선수들은 손흥민을 '레전드', '빅보스' 등으로 표현하며 그가 뛰어난 주장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구단 기록도 새로 쓰고 있다. 그는 리그 17골을 추가해 토트넘에서만 162골을 넣었고 이는 구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난 4월에는 구단 14번째로 4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고 5월에는 구단 3번째로 프리미어리그 300경기 출전 기록도 작성했다.
이번 여름 토트넘이 손흥민을 팔 가능성은 작다. 토트넘이 영국에서 치른 프리시즌 2경기에서도 손흥민은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주포지션인 왼쪽 윙어가 아닌 스트라이커로 나섰다는 점에서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알 수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판다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고 떠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2015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뒤로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손흥민은 이미 32세이므로 2026년 사우디로 이적해 마지막으로 큰 계약을 맺기 전까지 토트넘에서 2시즌 더 뛸 수 있다"며 "손흥민은 떠나기 전에 토트넘의 우승 가뭄을 끝내는 것을 돕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SNS, 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