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가 9이닝 무사사구 완투승을 거둔 선발투수 양현종의 호투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내야수 김도영의 활약에 힘입어 NC를 8:1로 제압하면서 7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김도영이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광주,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이래서 '역대급 재능'이다. 올해로 프로 3년 차에 접어든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김도영은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0차전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순서대로 달성하면서 KBO리그 역대 31번째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를 작성했다.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라는 기록까지 썼다.
김도영은 1회말 첫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뽑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한 데 이어 3회말에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생산한 뒤 1루,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리면서 사이클링 히트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3회말 무사 김도영이 2루타를 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5회말 무사 김도영이 3루타를 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기록이 완성된 건 네 번째 타석이었다. 김도영은 6회말 1사 1루에서 NC 배재환의 5구 132km/h 슬라이더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리면서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김도영의 시즌 25호 홈런.
더그아웃에서 김도영의 활약상을 지켜보던 이범호 KIA 감독은 "역대급 활약을 펼치면서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 4타석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말 이외에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 대기록 달성을 축하한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김도영은 "세 번째 타석 이후 기록을 의식하긴 했지만, 타석에서 더 침착하게 하려고 했다. 내가 신경 써야 할 것만 신경 써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공을 노리진 않았고, 존만 계속 생각하고 그 존에 반응하자고 스스로 주문했다. 타격감이 너무 좋은 것 같아서 오늘(23일) 정말 (사이클링 히트를) 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좀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치자마자 탄식을 내뱉었던 것 같다. 그라운드를 돌면서 소름이 돋을 정도의 타격이었던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럽다"며 "(양현종의 완투승과 함께 기록이 나온 것에 대해) 양현종 선배님이 나오실 때 더 집중하려고 하고 수비에서도 실책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올해 타격에서는 내가 잘한 적이 없어서 뭔가 하고 싶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오늘은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서 매우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말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사이클링 히트를 위해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까지 각각 최소 1개가 필요하다. 실력이 받쳐줘야 하지만, 운도 따라줘야 하는 이유다. 김도영으로선 앞선 두 타석에서 안타와 2루타를 때린 뒤 세 번째 타석에서 3루타를 기록하면서 사이클링 히트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김도영은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쳤을 때 3루까지 갈 수 있었음에도 (3루에) 가지 못하면서 팀이 점수를 뽑지 못했고,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세 번째 타석에서는 처음부터 질주를 시작한 뒤 3루에 갈 생각으로 달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도영은 4월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는 등 시즌 초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5월 중순 이후 잠시 부침을 겪기도 했다. 많은 관심이 쏟아진 만큼 선수 입장에서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김도영은 "시즌 초반은 중점적으로 연습하려고 했던 걸 단단하게 만드는 시기였던 것 같다. 이제 그걸 겪었기 때문에 지금 좋은 기록을 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시즌 초반 루킹 삼진을 당하거나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 솔직히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답답한 느낌은 있었지만, '나중에는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연습을 계속 이어갔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말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말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30홈런 고지가 코앞이다. 현재 25홈런-29도루를 기록 중인 김도영은 홈런 5개, 도루 1개만 더 추가하면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게 된다. 그는 "30홈런을 치면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은데, 그냥 팀이 매 경기 이기는 데만 신경 쓰고 있다. 기복 없이 꾸준히 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처럼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자연스럽게 정규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 수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도영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월간 MVP를 이야기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더라. 그만큼 MVP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도영은 오늘이 야구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날이 아닌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맞다. 앞으로 최고의 날을 더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오늘이 딱 운명적인, 그런 날이었던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김도영은 그렇게 새로운 역사를 계속 써 내려가는 중이다.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가 9이닝 무사사구 완투승을 거둔 선발투수 양현종의 호투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내야수 김도영의 활약에 힘입어 NC를 8:1로 제압하면서 7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김도영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광주, 유준상 기자 /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