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일본 홋카이도 에스콘필드에서 열린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에서 2회말 윤석민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엑스포츠뉴스 기타히로시마(일본), 조은혜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국 프로야구의 에이스들을 다시 만날 수 있던 경기. 팬들도 추억에 젖어 뭉클해지는 시간이었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 레전드 대표팀은 지난 22일 일본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의 에스콘필드 홋카이도에서 열린 일본 레전드팀과의 친선경기 '한일 드림 플레이어즈 게임'을 치렀다. 이날 비록한 국은 6-10 역전패를 당했지만, 현역 못지 않은 모습들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한국팀 선발투수로 이혜천이 1이닝 2실점을 하고 내려간 뒤, 두 번째 투수로 윤석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2005년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KIA 유니폼을 입은 윤석민은 13년을 KIA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 류현진, 김광현과 함께 '류윤김'으로 불린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어디에 놓아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던 에이스. 2018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그는 이날 오랜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라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토이 요시오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윤석민은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좌전 2루타를 허용했지만 변화구로 도리타니 다카시를 삼진 처리했다.
이후 피안타와 폭투로 실점했으나, 윤석민은 최고 134km/h의 스피드를 자랑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연히 현역 시절만큼은 아니었지만 나이와 부상 전력을 생각하면 놀라운 숫자. 또 윤석민은 2009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배터리를 이뤘던 박경완 현 LG 트윈스 배터리코치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그 시절을 추억하게 했다.
세월이 느껴지면 느껴지는 대로, 느껴지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는 대로 보는 재미가 있던 경기였다. 한국은 조웅천, 이현승에 이어 구대성을 마운드에 올렸고, 만 54세의 구대성은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한 타자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뒤 후배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여전히 바람 같았고, 여전한 이대형과 양준혁, 김태균의 타격폼, 박한이의 루틴은 그들이 찬란했던 시절을 돌아보게 했다. 이날 3안타 2볼넷으로 MIP를 수상한 이종범은 경기를 마친 뒤 "일본 은퇴 선수들도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친선을 도모해 은퇴 선수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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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