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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작가, 지인에 수억원 갈취…알고보니 사칭범 (한끗차이)

기사입력 2024.07.18 08:26 / 기사수정 2024.07.18 14:3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간 심리 분석쇼 '한 끗 차이: 사이코멘터리'가 추종자들의 정신을 지배해 끔찍한 대학살을 벌인 찰스 맨슨, 그리고 초대박 드라마 작가 사칭범에게 속아 수억 원을 날린 피해자의 사연을 파헤쳤다.

17일 방송한 티캐스트 E채널 '한끗차이'에서는 자타공인 '골프 황제' 박세리가 최초의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세리는 "늘 그랬듯이 일상생활을 바쁘게 보내고 있다. 아시다시피 이런저런 일이 있지만 누구나 다 거쳐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며 담담하게 근황을 전했다. 또 필드를 지배하기 위해 꼭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전날까지 모든 준비가 끝나야 하고, 대회장에 갔을 때는 가장 심플해야 한다"라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밝혔다.

이날은 '한끗차이' 아홉 번째 심리 키워드인 '정신지배'에 관해 다뤘다. '한끗차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잔혹한 연쇄살인 사건인 '맨슨 패밀리 살인사건'의 주범 찰스 맨슨과 그에게 조종당한 추종자들의 심리를 파헤쳤다.

이들이 저지른 범행은 만삭의 임산부를 포함해 이틀에 걸친 피해자만 7명인 전대미문의 살인사건으로 기록됐다. 참혹한 피해 사실뿐 아니라 가해자들이 보인 기이한 행동도 세상을 충격에 빠트렸다. 세 명의 살인범 소녀들은 재판장에 노래를 부르며 등장하는가 하면, "만삭의 임산부를 죽이고 나니 너무 흥분돼서 그 피를 마셨다"라며 자신들의 죄를 천진난만하게 자백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실제로 살인을 저지른 소녀들이 아닌 찰스 맨슨을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유는 재판 내내 소녀들과 맨슨 패밀리 멤버들이 찰스 맨슨이 하는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며, 그의 꼭두각시처럼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찰스 맨슨은 늘 패밀리에게 "곧 흑인과 백인의 전쟁이 일어나고, 내가 새로운 세상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해왔다. 그리고 자신의 예언을 진짜라고 믿게 하기 위해 흑인 운동단체가 백인들을 죽이고 있는 것처럼 살인사건을 일으켜 사람들을 속였다. 찰스 맨슨이 추종자들을 지배한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이었는데, 박지선 교수는 이 심리를 '그루밍 범죄'라고 짚었다.

"처음에는 관심, 인정, 칭찬으로 관계를 쌓고 점차 상대방이 의존하게 만든 다음 결국 성적인 착취로 이어진다. 그리고 상대방을 얼마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맨슨 패밀리에게는 찰스 맨슨에 대한 절대 복종, 완전한 공동체 생활, 완벽한 금욕, 폭력의 정당화, 완벽한 외부와의 단절 등 엄격한 자신들만의 규칙도 존재했다. 이를 통해 찰스 맨슨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패밀리를 지배할 수 있었다.



수감 이후에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었던 찰스 맨슨은 추종자들을 시켜 자신의 음반을 발매하기까지 했다. 연일 신문에 이름이 나며 살인범으로 유명해진 찰스 맨슨은 그것을 기회로 수감 중에 실제로 4개의 앨범을 냈다.

이에 대해 이찬원은 "노래가 끙끙 앓는 목소리라서 듣기 싫더라"라며 분노했고, 박세리 또한 이에 공감했다. 박지선 교수는 "음반도 결국은 자신의 지배력,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다. 가사로 사람들을 세뇌하는 내용이 많다. 수감 중에도 지배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찰스 맨슨은 끝까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2017년 옥중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이어서 자발적으로 섬에 갇혀 7개월 동안 전 재산을 사기당한 사연이 소개됐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소영 씨가 화면에 직접 등장해 자신이 겪은 일의 전말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소영 씨는 SNS를 통해 친해진 언니와 함께 강아지 여행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제안받고 거제도로 내려갔다고 했다.

그러나 도착 후 촬영은 지연됐고, 해당 방송국 사장에게 직접 연락이 와 소영 씨와 함께 온 친한 언니가 사실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원작자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방송국 사장은 심지어 자신의 비자금 세탁을 위해 소영 씨의 친한 언니인 김작가를 설득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결국 소영 씨의 설득으로 사장의 비자금을 김작가의 계좌에 맡아두게 됐다. 이때 비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계좌 인출을 막아두며, 소영 씨는 김작가 계좌에 생긴 여러 자금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후 소영 씨는 사장의 지시로 방송국 임원들의 선물을 마련하는가 하면, 사장 친척들의 선물까지 장만하는 이상한 일에 휘말리게 됐다. 심지어 사장의 아버지인 회장은 소영 씨를 테스트하겠다며 매끼 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차리고 인증샷을 보내라고 시키기도 했다.

이런 일들을 상담한 무속인마저 소영 씨에게 새벽 4시마다 샤워를 하고, 종이 인형에 예쁜 옷을 입히고 목을 자르라는 등 기이한 일을 시켰다. 박지선 교수는 앞서 소개된 찰스 맨슨과 소영 씨 사건의 공통점이 바로 '장소'라고 말했다. "맨슨 패밀리는 외부와 차단된 목장에서, 소영 씨는 거제도에서 아는 사람 없이 단절된 상황이었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없게 차단되면 합리적인 판단이 어렵다. 가스라이팅의 필수 요소가 '고립'이다"라고 꼬집었다. 또 "소영 씨 사건에 등장하는 회장과 무속인이 시킨 일의 공통된 목적이 쉴 틈을 안 주는 것"이라며, "생각할 겨를 없이 무언가를 시켜서 고립만큼 심리 조작을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영 씨 사건에 분노한 MC들은 김작가가 그녀의 주장대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실제 원작자가 맞는지 의구심을 품었다. '찬또위키' 이찬원은 "이 작가님에 대해서는 나이, 성별 등 세상 밖으로 공개된 게 하나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끗차이' 제작진은 직접 출판사에 김작가의 사진을 보내 그녀가 '해를 품은 달'의 원작자가 맞는지 물었고, 곧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지선 교수는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 가해자가 1인 2역, 1인 3역으로 상대의 심리를 조작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모두 김작가의 자작극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7개월 뒤에야 집으로 돌아온 소영 씨는 총 1억 5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날렸지만, 마지막까지 김작가에서 속았다고 생각을 못했다고 했다. 최근에야 '한끗차이'와 함께 변호사 상담에 나서며, 가해자의 엄벌과 피해 회복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사진= E채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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