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이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 4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노력의 결실을 보고 있다.
두산 베어스 허경민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2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4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두산은 8-4로 승리하며 삼성의 4연승을 저지했다. 올 시즌 삼성전 2승째(9패)도 수확했다.
허경민은 0-0으로 맞선 1회말 무사 1루서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후 4-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1, 2루서는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5-0으로 점수를 벌렸다.
5-4로 쫓기던 4회말 1사 2루서는 볼넷을 골라냈다. 6회말 무사 2루서는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무사 1, 3루로 기회를 이었다. 두산은 해당 이닝서 6-4로 달아났다.
8회말 마지막 타석서 가장 빛났다. 1사 1, 2루서 2루주자 조수행과 1루주자 정수빈이 이중도루에 성공해 1사 2, 3루를 이뤘다. 삼성이 전진 수비에 나서자 허경민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8-4를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허경민의 활약에 힘입어 무사히 승리에 도착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정수빈, 허경민 테이블 세터가 정말 좋은 활약을 해줬다. 허경민은 매 타석 자기 역할을 완벽히 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이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시즌 상대 전적 1승9패로 열세였던 삼성에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허경민은 "솔직히 한 팀에 계속 진다는 게 선수로서 정말 기분 좋지 않았다. 물론 삼성전뿐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다 이기고 싶다"며 "특정 팀을 상대로 너무 밀리고 있어 이번 시리즈 전부터 모든 선수가 승리에 대한 갈망을 키웠다. (3연전의) 마지막 경기(14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최선을 다해 위닝시리즈를 달성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4타점 경기 소감을 묻자 "내 앞에 주자들이 정말 잘 출루해 줬다. 마지막에 2타점을 올릴 때도 (조)수행이와 (정)수빈이가 멋진 도루를 해줘 마음 편하게 타석에 임했던 것 같다"며 "상대가 전진 수비하는 것을 보고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더 넓게 보려 했다. 삼성 김대우 선배의 공을 잘 쳤던 기억이 없는 듯한데 '오늘의 기세로는 어떻게든 공을 맞히기만 하면 다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허경민은 "공을 맞히려고만 했는데 강한 타구가 나와 좋은 안타가 됐다. 바깥쪽 코스의 공이 많아 그 부분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는 중이다. 75경기서 타율 0.353(272타수 96안타) 6홈런 46타점 50득점, 출루율 0.418, 장타율 0.485, OPS(출루율+장타율) 0.903, 득점권 타율 0.338(68타수 23안타) 등을 자랑했다. 리그 타율 5위, 출루율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허경민은 "이 이야기를 꼭 써달라"며 운을 띄웠다. 그는 "이영수 타격코치님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 김한수 코치님도 그렇지만,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은 안경 덕이 아니라 (이영수) 코치님 덕이다"며 "원래 타석에서 생각이 무척 많은 편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랬던 것 같다. 겨울부터 코치님과 많은 대화 중인데 항상 감사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 베어스 이영수 타격코치가 지난해 1월 두산의 41주년 창단기념식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을까. 허경민은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다"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타석에서 대충 치라고 하신다. 그동안 난 틀에 박힌 채 답답한 상태로 있었는데 오히려 대충 친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게 낫더라"며 "코치님의 수많은 이야기 중 일부일 뿐이다. 예전부터 이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코치님의 설명법이 내겐 귀에 잘 들어왔다. 나중에 지도자 생활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코치님이 '좋은 것을 갖고 있는데 잘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올해 느낀 점들을 조금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며 "그래도 이게 야구다. 앞으로 잘 헤쳐 나가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주로 2번 타자로 출전 중이다. 허경민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수빈이와 1, 2번을 책임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잘 되고 있는 듯하다"며 "야구는 내일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하루 잘했다고 너무 들뜨지 않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5월 17일 오른쪽 어깨 극상근 미세 손상 진단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보름 동안 회복한 뒤 6월 1일 엔트리에 복귀했다. 이후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허경민은 "시즌 개막 전 건강하게 풀타임을 뛰는 게 목표였다. 2주간 빠짐으로써 나의 이번 시즌은 성공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며 "오래 빠졌던 만큼 남은 경기에는 최대한 출전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게 앞으로의 목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잠실, 박지영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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