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9.02 18:58
데일리 프로그램 표지를 장식하는 선수는 보통 해당 종목에서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다. 따라서 일반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가 프로그램 맨 앞을 장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대구대회에선 '데일리 프로그램 징크스'가 화제다.
표지에 등장한 선수들이 본 경기에서 제 실력을 보이지 못하거나 어처구니없는 실수 등으로 메달권에서 멀어지는 일이 자주 일어났기 때문이다.
대회 개막일인 지난 달 27일 데일리 프로그램의 커버를 장식한 선수는 남자 장대높이뛰기에 출전하는 스티븐 후커(29,호주)였다. 그는 지난 2009 베를린(독일)대회에서 해당 종목 우승을 차지한 뒤 이번 대회에서 2연패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후커는 5m50을 넘지 못하면서 예선에서 미끄러졌다.
남자 100m 우승 일순위 후보로 꼽힌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는 28일자 표지모델이었다. 그러나 그는 공교롭게도 이날 저녁에 열린 1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을 범해 레이스를 치르지 못하고 실격당했다.
다음날 데일리 프로그램의 커버 주인공은 남자 110m 허들의 다이론 로블레스(25,쿠바)였다.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인 로블레스는 이날 오후 치른 결승에서 라이벌인 류샹(28,중국), 제이슨 리차드슨(25,미국)을 제치고 13초1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따라서 커버 징크스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로블레스는 허들을 넘으면서 옆 레인에서 달리는 류샹의 손을 팔꿈치로 건드리는 파울을 범했고 결국 실격처리됐다. 금메달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리차드슨의 차지가 됐고 류샹은 은메달을 따냈다.
로블레스에 이어 다음날 데일리 프로그램 커버를 장식한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옐레나 이산바예바(29,러시아)도 결선에서 4m65를 넘는 데 실패하면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이어 대회 후반기에 접어든 지난 1일 표지모델로 나온 여자 세단뛰기의 야르헬리스 사빈(27,쿠바)이 징크스를 계속 이어갔다. 샤빈은 이번 대회에서 세단뛰기 3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그는 허벅지를 다치는 바람에 경기를 중도에 포기했다.
전날(8월 31일) 표지에 등장한 올가 카니스키나(26,러시아)만 여자 경보 20km에서 예상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 지금까지 데일리 프로그램 커버를 장지한 선수들 대부분이 눈물을 흘렸다.
2일 자 주인공은 여자 200m에 출전하는 카밀리타 지터(29)와 엘리슨 펠릭스(26,이상 미국)다. 지터는 100m에서 이미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펠릭스도 4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특히 펠릭스는 200m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두 선수는 나란히 표지를 장식했다.
데일리 프로그램 제작을 맡고 있는 관계자는 "(징크스를)의식해서 두 선수를 함께 선정한 건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지터와 펠릭스 모두 200m에서 우승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둘을 동시에 (커버 모델로)올렸다"고 설명했다.
표지에 나오는 선수는 제작시간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하루 전에 미리 결정된다. 남은 경기 일정 등을 고려해본다면 3, 4일 자 커버로는 남자 200m와 400m 계주에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볼트와 여자 높이뛰기에 참가하는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볼트와 블라시치가 남은 데일리 프로그램의 커버로 나올지 장담할 순 없다. 선수 본인보다 해당 에이전트나 광고·마케팅 담당자들이 오히려 징크스를 의식해서 '제발 우리 선수를 커버로 다루지 말아달라'고 제작 관계자들에게 부탁을 한다는 후문이다.
[사진 = 30일 데일리 프로그램을 장식한 옐레나 이신바예바 ⓒ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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