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조세 무리뉴 감독을 선임한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가 리버풀에서 애매한 위치에 놓인 스트라이커 다르윈 누녜스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에이전트와 협상도 시작했다.
튀르키예 매체 '아잔스포르'는 지난 1일(한국시간) "새 시즌 영입을 위해 노력하는 페네르바체에서 조세 무리뉴 감독, 다윈 누녜스의 에이전트인 조르제 멘데스는 리버풀에서 그의 이적을 위해 나섰다"며 "페네르바체는 스트라이커와 왼쪽 윙에서 뛸 수 있는 누녜스를 영입하기 위한 임대 협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클럽인 페네르바체는 이번 여름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시작은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의 선임이었다. 페네르바체는 지난달 2일 무리뉴 감독의 선임을 발표하고 3일 취임식을 가졌다.
페네르바체는 우승을 위해 고삐를 당기고 있다. 김민재의 유럽 첫 팀인 페네르바체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19번 우승에 빛나는 명문 팀이지만 2013-2014시즌 이후 우승이 없다. 2023-2024시즌에도 갈라타사라이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무리뉴 감독이 원하는 선수 영입에도 나서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2일 레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유럽 5대 리그에서 활약한 센터백 찰라르 쇠윈쥐 영입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토트넘에서 무리뉴 감독이 지도한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 다양한 선수가 영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리버풀의 스트라이커 누녜스도 영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페네르바체는 이번 여름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미키 바추아이의 대체자를 물색하고 있었는데 후보로 누녜스가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완전 영입이 아닌 임대 영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적료도 엄청나고 리버풀과의 계약도 2028년 여름까지 이기에 부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누녜스는 2022년 여름 8500만 파운드(약 1490억원)라는 리버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고 벤피카에서 리버풀로 향했다. 유럽 5대 리그에서 뛴 적 없는 공격수였기에 너무 큰 금액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리버풀은 누녜스가 성공할 것으로 확신했다.
리버풀의 확신은 의심으로 변하고 있다. 누녜스는 2022-23시즌 42경기나 출전하며 기회를 꾸준히 받았음에도 15골밖에 넣지 못했다. 2023-24시즌도 54경기에 출전했지만 18골에 불과하다. 리버풀의 스트라이커로서는 아쉬운 성적이다.
확고한 주전 자리도 보장하지 못하게 됐다. 누녜스는 리버풀의 리그 마지막 4경기에서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4경기 모두 20분도 소화하지 못하며 2023-24시즌 팀을 이끈 위르겐 클롭 감독의 신임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었다.
리버풀 레전드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레전드 공격수인 마이클 오웬은 "내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것은 누녜스의 마무리"라며 그의 결정력을 비판했고 리버풀 레전드 수비수인 제이미 캐러거는 "그는 지난 2년 동안 마무리가 좋지 않았기에 2년 후에도 그가 엄청난 발전을 하지 않을 것 같다"며 그를 이번 여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누녜스는 SNS에서도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는 팬들이 비판이 계속되자 자신의 SNS에서 리버풀 관련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리버풀이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으나 그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루과이 국가대표팀에서 누녜스는 완전히 다른 공격수로 변모했다.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루과이 주전 스트라이커로 출전하는 누녜스는 조별 예선 3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준수한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대회 직전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물오른 결정력을 과시했다.
리버풀에서 아쉬운 활약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이번 여름에 리버풀을 떠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페네르바체가 누녜스를 설득해 25세의 나이에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포기하게 만들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며 페네르바체의 협상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무리뉴 감독은 2019~2021년 토트넘 재임 때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공격 콤비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조련한 인물이다. 케인은 최근 한 미디어를 통해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과의 협력 플레이를 한 단계 올려놓았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무리뉴 감독이 수비 축구의 대명사로 알려졌지만 실제론 공격 구성에서 능했던 셈이다. 그런 능력을 누녜스 부활로 엮을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