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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17세' 수원 역작 또 나오나…박승수 "모레부터 기말고사 봐요"

기사입력 2024.07.03 00:00



(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17세 박승수의 기자회견은 거침이 없었다. 박승수는 당돌한 태도로 자신에게 오는 질문들을 순식간에 받아쳤다.

지난달 30일 안산 그리너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20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전 교체 출전해 동점골을 터트리며 K리그 통산 최연소 데뷔골(17세 3개월 21일)의 주인공이 된 박승수는 경기장 안에서도, 밖에서도 당돌했다.

안산전 이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승수는 데뷔골에 대한 기쁨보다 무승부로 인한 아쉬움을 먼저 표했다. 그는 "마지막에 기회가 많아서 한 골을 더 넣어 승리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라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날 박승수는 데뷔골을 터트리고 수원 홈 관중들이 있는 N석 앞으로 가서 기타를 치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는 유명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의 등장인물인 마이콜이 라면 관련 노래를 부르면서 추는 춤을 따라한 세리머니였다.



박승수는 "준비했던 세리머니다. 중학생 때부터 항상 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지도해주신 코치님이 이 세리머니를 하면 라면 광고가 들어올 거라고 하셨다. 앞으로도, 라면 광고 모델이 되어도 계속 할 거다. 하지만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을 갖고 가야 해서 힘들다"라며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경기 다음 날인 월요일에 등교하냐는 질문에 박승수는 "간다. 모레부터 기말고사 기간인데 축구에 집중하느라 준비를 하지 못했다. 하루 동안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친구들이 SNS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많이 보내고 있다. 빨리 학교에 오라고 한다"라고 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수원 관계자도 박승수에게 몰아치는 질문과 이를 바로 받아치는 박승수의 답변을 막지 못했다. 박승수는 미디어의 질문에 고민도 하지 않고 곧바로 답했다. '티키타카'가 잘 이뤄지는 기자회견이었다.



김보경(1989년생)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형들을 대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지 묻는 질문에도 박승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는 2살 차이 형들밖에 없는데, 프로는 나이 차이가 많은 형들이 있어서 친해지기 어려운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누가 가장 친해지기 어려운지 묻자 박승수는 "(이)기제 형이 조금..."이라며 말을 흐렸지만 이어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기제 형이 잘해주시는데 무서운 부분이 조금 있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후 버스로 향하는 이기제에게 이 말을 꺼내자 이기제는 "사람의 풍채 때문 아니겠습니까"라며 막내동생의 이야기를 들은 큰형처럼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거침없는 답변으로 기자회견장을 뒤집어 놓은 박승수는 이번 시즌 수원의 기대주다. 17세 이하(U-17) 대표팀에서 변성환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그는 이제 수원에서 날개를 펴고 있다.



지난달 19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에서 프로 데뷔한 박승수는 자신의 데뷔전에서 어시스트를 포함한 맹활약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홈에서 열린 성남FC전에 교체로 출전해 K리그2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을 세웠고, 안산전에서 득점까지 뽑아내며 K리그 통산 최연소 득점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최근 프리미어리그(PL) 이적설이 나고 있는 강원FC의 양민혁처럼 수원 내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박승수는 어리다고 기회를 받는 게 아닌, 형들과의 경쟁에서 실력으로 당당히 기회를 얻고 있는 선수다.



변성환 감독은 "전남전에서도 (투입을) 준비했었다"면서 "언제든지 공을 잡으면 기대치가 생긴다. 그 부분에 대한 신뢰가 있다"라며 박승수가 확실히 본인의 플랜에 포함되어 있는 선수라고 짚었다.

자신을 향한 기대만큼 박승수의 꿈은 크다. 박승수는 "잘해서 해외로 나가고,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 킬리안 음바페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며 프랑스의 간판 공격수이자 세계 최고의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 소속 음바페를 넘어서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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