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FC서울에서 K리그 데뷔골을 넣은 제시 린가드를 축하했다. 맨유는 자신들이 키운 선수가 떠났지만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린가드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9라운드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기록했다. 린가드의 K리그 10경기 만에 나온 값진 데뷔골이었다.
서울은 린가드의 골과 후반 28분 나온 류재문의 쐐기골에 힘입어 홈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6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린가드의 득점이 터진 것은 후반 10분이었다. 린가드는 서울의 오른쪽 풀백인 최준이 페널티 박스에서 넘어져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린가드는 골키퍼를 속이고 골망을 가르며 서울의 선제골이자 자신의 K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린가드는 득점 이후 자신의 고유 세리머니인 '피리 부는 세리머니'는 아니었지만 팬들 앞에서 기자회견에서 선보인 'JL'을 손으로 펼쳐 보이며 기쁨을 나눴다.
린가드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득점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린가드는 주장 기성용의 부상으로 지난 16일 울산 HD와의 경기부터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그가 주장 완장을 찬 경기에서 서울은 2승 1무를 기록하고 있고 린가드의 데뷔골까지 터지며 서울은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린가드의 활약을 멀리서 지켜본 맨유도 진심으로 그의 활약을 축하했다.
맨유는 2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 출신인 린가드가 K리그 무대에서 드디어 데뷔골을 기록했다"며 "초기 적응을 위해 중요한 시기에 무릎 부상으로 공백을 가졌지만 린가드는 한국 팬들 앞에서 자신의 진가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린가드는 1997년 맨유 유스로 입단해 2022년 팀을 떠날 때까지 25년 동안 맨유에 몸을 담았다. 그러나 프로 데뷔는 맨유가 아니었다. 그는 레스터 시티로 임대를 떠난 2012-13시즌 프로에 발을 들였고 버밍엄 시티와,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더비 카운티의 임대 생활을 전전하며 맨유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맨유 주전 선수로 거듭난 것은 2015-16시즌이었다. 그는 5시즌 동안 평균 40경기 이상 소화하며 주축 선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2020-21시즌 부상과 기량 저하로 인해 주전에서 밀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임대를 다시 떠났다. 다음 시즌 복귀해 22경기에 나섰으나 린가드의 위치는 예전 같지 않았다.
맨유를 떠난 린가드는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한 시즌을 뛰고 공백기를 가진 뒤 지난 2월 K리그1의 서울로 이적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까지 거친 선수의 K리그 이적은 한국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한국 입국부터 기자회견 등 행동 하나하나가 화제가 됐고 그가 뛰는 경기도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린가드 열풍을 불러왔다.
하지만 비판도 있었다. 그는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인해 경미한 수술을 받았고 경기에 나서지 못해 한국에 관광하러 온 것이 아니냐는 거센 비판도 있었다. 린가드는 부상 이후 주장으로 나서며 팀에 대한 헌신을 드러냈고 비판을 칭찬으로 바꾸고 있다.
린가드는 데뷔골 후 인터뷰에서 "팀을 위해 계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싶다. 경기를 뛰면서 골을 넣을 수 있는 자리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