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언론과 다투기로 유명한 조세 무리뉴 감독이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훈련장에서 기자들에게 찾아가 따뜻한 인사를 건네 화제가 되고 있다. 튀르키예 언론도 그의 행동에 놀랐다.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25일(한국시간) "조세 무리뉴가 페네르바체 훈련 중 자신의 행동으로 튀르키예 언론을 놀라게 했다"며 "무리뉴는 언론에 다가가 매우 진지하고 따뜻한 태도로 기자들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과거 여러 차례 기자와 설전을 벌이며 언론을 좋지 않게 대하기로 악명 높았던 무리뉴가 언론에 직접 찾아갈 정도로 태도가 바뀐 것이다. 무리뉴는 지난 2009년 이탈리아 인터 밀란 감독 시절 기자에게 욕설하고 폭행까지 해 벌금까지 낸 적도 있다.
무리뉴 감독의 독설은 자신의 선수들에게도 향했다. 무리뉴 감독은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구단이 브라질의 미드필더 프레드를 영입하자 자신이 원하는 영입이 아니라며 구단과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이 새로운 무대에서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지난 2일 SNS를 통해 무리뉴 감독의 부임을 공식 발표했다. 무리뉴 감독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TNT 스포츠'의 방송 패널로 참가한 뒤, 튀르키예 이스탄불로 향해 취임식까지 가졌다.
무리뉴 감독은 취임식에서도 대인배다운 모습을 보였다. 무리뉴 감독의 취임식에서 한 팬이 경호원의 제지를 뚫고 무리뉴 감독과 사진을 찍기 위해 자신에게 다가갔음에도 놀라지 않고 팬과 친절히 사진도 찍고 포옹까지 해 화제를 모았다. 당황할 법했지만 베테랑 무리뉴 감독은 그 팬을 따뜻하게 대했다.
무리뉴 감독은 취임식에서 자신의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난 튀르키예 축구와 리그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페네르바체"라며 "계약서에 서명한 순간부터 여러분의 꿈은 이제 나의 꿈이 됐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리뉴 감독은 '스페셜 원'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유럽 최고의 명장이지만 지금은 명성이 많이 떨어졌다. 그가 유럽 5대 리그가 아닌 튀르키예 리그로 향한 것도 자신의 명성을 올리기 위해서다.
무리뉴 감독은 과거 포르투갈의 FC 포르투를 이끌고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등 기적을 쓰며 주목받았고 첼시의 2004-05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소 실점(15실점) 우승을 만들며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인터 밀란의 감독으로 트레블까지 차지하며 당대 최고의 명장이 됐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한 스타 선수들을 지도하며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지난 2016년 맨유 감독을 맡은 이후 조금씩 내려오기 시작했다. 맨유에서도 UEFA 유로파리그, 리그컵 등 우승은 차지했으나 리그 우승은 실패했고 다음 클럽인 토트넘 홋스퍼에서는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AS 로마에서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명성을 세웠으나 과거의 모습은 아니다.
페네르바체 감독 무리뉴는 다음 달부터 새 시즌에 돌입한다. 2023-24시즌 튀르키예 2위를 차지한 페네르바체는 2024-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기 위해 예선을 치러야 한다.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페네르바체 SNS, 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