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꿈의 구장' 올드 트래퍼드의 충격적인 근황이 전해졌다.
영국 트리뷰나는 22일(한국시간) "곰팡이의 성장과 부패하는 선반. 새로운 검사 결과 올드 트래퍼드의 최신 상태가 확인됐다"라며 "최근 영국 보건 당국의 위생 점검을 받은 올드 트래퍼드는 절실하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보건 당국 관계자들은 경기장 내에서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했다. 식기세척기에서 곰팡이가 자라고 있는 걸 발견했고, 기름기가 잔뜩 낀 상태의 가스 파이프도 발견했다. 카페의 벽에서도 기름이 떨어지고 있었으며 창고 금속 선반은 썩어가고 있었다.
놀랍게도 이게 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지난번 방문에 비해 올드 트래퍼드 시설은 크게 개선됐다. 지난번에는 '생닭'을 받아 식중독으로 고통 받은 고객들의 불만이 접수된 걸 확인했다"라며 "맨유는 식품 위생 품질 부문에서 A등급을 받았다. 몇 달 전보다 크게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조적인 요구 사항 준수 평가에서는 C등급에 그쳤다"라며 구조적인 부분은 여전히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맨유 관계자는 이번 점검을 통해 위생 등급이 별 1개에서 4개까지 올라간 걸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한번에 5개까지 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보강 작업을 진행하면 별 5개로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 관계자는 "보고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사이에 등급을 별 4개로 높이기 위해 상당한 개선 작업을 수행했다. 이는 점진적인 프로세스였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별 5개 등급을 회복할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맨유 홈 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는 잉글랜드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경기장이다. 1910년에 개장한 이후 수많은 빅클럽들이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유를 상대로 무릎을 꿇으면서 원정팀의 지옥으로 널리 알려졌다. 맨유 레전드 바비 찰튼은 올드 트래퍼드를 '꿈의 극장'이라고 칭했다.
하지만 최근 팬들 사이에서 노후화된 시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어진지 100년이 넘은 만큼 전반적으로 보수 작업이 병행돼야 했으나 큰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19년엔 맨유 홈경기를 앞두고 지붕에서 거센 물줄기가 쏟아지는 모습이 공개됐고, 지난 3월엔 경기장 내 남자 화장실 하수관에서 소변이 역류해 바닥이 배설물로 뒤덮이는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워낙 경기장이 노후화되다 보니 일부 원정 팬들은 "올드 트래퍼드가 무너지고 있다"라고 노래를 부르며 맨유 팬들을 자극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해 "2023년 12월 맨유는 기업 행사에 참여한 손님들에게 생 닭고기를 제공한 후 올드 트래퍼드의 식품 위생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며 "식품 기준청(FSA)은 클럽의 식품 안전 관리에 대규모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결했고 올드 트래퍼드의 식품 위생 등급은 5점 만점에 1점으로 낮아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후 새 구단주로 맨유에 부임한 짐 랫클리프 경이 올드 트래퍼드의 전반적인 상태를 지적하면서 많은 개선 작업이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곰팡이가 자라고 선반이 썩어들어가는 등 개선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새 구장 건립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으나 맨유 재정이 탄탄하지 않아 천문학적인 건설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라는 게 영국 축구계 지적이다.
사진=트리뷰나,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