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승리 못지않게 기쁜 일이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 역대 첫 번째 팀 5만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대기록을 완성한 선수는 '외야 유망주' 윤정빈이었다.
윤정빈은 2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1차전에 6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볼넷을 기록하면서 팀의 4-0 승리를 견인했다.
윤정빈은 첫 타석부터 끈질긴 승부로 SSG 선발 송영진을 괴롭혔다. 팀이 1-0으로 앞선 1회말 2사 1·2루에서 송영진을 상대로 투구수 8개를 이끌어냈고, 볼넷으로 1루를 밟았다. 비록 윤정빈은 볼넷 이후 득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후속타자 박병호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점을 뽑은 만큼 윤정빈의 볼넷은 의미있는 출루였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난 윤정빈은 6회말 볼넷 1개를 추가했다. 하지만 멀티출루에 만족하지 않았다. 8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문승원의 2구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14일 창원 NC전에서 마수걸이포를 쏘아올린 뒤 6일 만에 시즌 2호포를 터트렸다.
삼성은 이 홈런으로 팀 통산 5만 안타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첫 번째 기록이다. 삼성은 KBO리그 원년 팀들 중 이만수, 장효조, 양준혁, 이승엽 등 역사에 이름을 남긴 뛰어난 타자들이 있어 가장 빠르게 5만 안타에 근접했다.
삼성은 1992년 1만 안타(구윤, 4월 19일 대구 OB전), 2000년 2만 안타(김기태, 9월 1일 인천 SK전)를 돌파했으며, 2009년 3만 안타(신명철, 6월 2일 대구 히어로즈전), 2017년 4만 안타(이지영, 4월 11일 대구 한화전)에 이어 5만 안타 고지까지 밟았다.
경기 후 윤정빈은 "기사와 SNS를 통해서 팀 5만 안타 대기록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기록이 주말쯤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시리즈에 많은 안타가 나와 (기록 달성이) 좀 당겨진 것 같다. 팀 분위기가 좋아서 오늘(20일) 안에는 꼭 달성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그 주인공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 소속으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는 박한이(2174안타) 삼성 잔류군 야수코치로, 2위는 이승엽 현 두산 감독(2156안타)이다. 5위를 마크 중인 구자욱(1413안타)의 경우 현역 선수로는 유일하게 통산 삼성 소속 안타 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일 1군 콜업 이후 9경기 27타수 12안타 타율 0.444 2홈런 4타점으로 활약 중인 윤정빈은 팀을 위해 더 힘을 보태고자 한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서 기쁘다. 한편으로는 톱10에 들어간 선수들을 보면 큰 목표를 갖게 한다"며 "나도 삼성 라이온즈의 톱10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