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김민재가 다음 시즌 반전을 예고했다.
김민재는 1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올린 영상을 공유해 게시했다.
영상 속 김민재는 반대편에서 날아온 공을 머리로 받아내 발로 3번 트래핑 후 동료에게 다시 넘겨줬다. 또한 훈련장을 뛰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아직 프리시즌 일정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팀 훈련에 매진하는 사진과 영상을 팬들에게 공유하며 다음 시즌에도 뮌헨에서 경쟁하겠다는 뜻을 암시했다.
김민재는 지난 달 시즌 최종전을 치른 후 조용히 귀국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대표팀에도 소집되지 못했던 김민재는 지난해와 달리 기초군산훈련 일정도 잡혀있지 않아 프리시즌을 앞두고 컨디션 회복에 집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뮌헨에서의 첫 시즌은 김민재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맹활약하며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핵심 수비수로 거듭나며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다. 세리에A 사무국도 김민재 활약상을 인정해 그를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했다.
김민재가 명실상부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등극하자 세계 최고의 클럽들이 영입 레이스를 펼쳤고, 최종 승자는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뮌헨이었다. 뮌헨은 나폴리에 김민재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50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고,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무대에 발을 내밀었다.
2023-2024시즌 전반기에 김민재는 구단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합류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면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오히려 선발 풀타임 횟수가 잦아 독일 현지에서 과부하를 우려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에릭 다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와의 출전 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비롯해 선발 출전한 몇몇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이번 여름 방출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볼프스부르크와의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는 발목까지 다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결국 시즌 최종전이었던 호펜하임 원정에서는 명단 제외되며 결장했다. 부상 여파로 최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치른 축구대표팀에도 소집되지 못했다.
김민재의 축구 경력 동안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프로 첫 해 전북 현대에서부터 주전을 놓친 적이 없었다 이어 베이징 궈안,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나폴리에서도 언제나 핵심이었고, 베스트 11 중 한 자리는 항상 그의 몫이었다. 그런 김민재가 선발 자리를 잃고, 결정적 실수를 범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당연히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이에 김민재는 시즌 종료 후 독일 매체 T-온라인과 인터뷰를 통해 고충을 털어놨다. 라인을 깨트리면서까지 공을 적극적으로 탈취하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 뮌헨과 맞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레알 마드리드전 상황도 회상했다.
김민재는 "수비수로서 난 항상 신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면서 "그러나 (투헬 감독의 비판 뒤) 경기 중 망설이는 순간이 많아졌다. 확신을 가지고 플레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투헬 전 뮌헨 감독은 이전에도 김민재를 대놓고 거론한 것은 아니었으나 "풀백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센터백이 있다"며 김민재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김민재는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전술적인 관점에서 감독님의 요구를 더 잘 이행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실패 원인을 냉정하게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김민재는 주저앉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시즌은 아니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해야 한다. 한 시즌이 끝나면 선수로서 항상 많은 생각을 한다. 내가 뭘 잘했는지, 뭐가 부족했는지, 뭐가 필요한지 말이다"라면서 "실수와 약점을 통해 배우는 게 더 중요해졌다. 높은 수준의 경쟁을 하기 위해선 반성하는 게 중요하다. 다음 시즌엔 더 강한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름 이적시장이 다가오는 가운데 김민재에게 좋은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독일 빌트는 "바이엘 레버쿠젠 수비수 요나단 타의 뮌헨 이적이 위험에 빠졌다. 양 구단이 여전히 이적료에 대해 아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라며 "뮌헨의 관점에서, 레버쿠젠이 요구하는 이적료인 4000만유로(약 592억원)는 너무 높다는 주장이다. 특히 타가 1년 전 바이아웃 금액으로 1800만유로(약 266억원)를 갖고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선수가 오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 독일 유력지 스포르트 빌트 수석에디터인 크리스티안 폴크는 최근 자신이 독일어로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통해 "뱅상 콤파니 신임 감독이 선호하는 센터백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다. 콤파니는 두 선수의 발밑 능력을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독일 남부지역 유력지 '쥐트도이체 차이퉁' 역시 "김민재는 다음 시즌에도 뮌헨에 남는다. 막스 에베를 단장이 김민재를 붙잡고 싶어한다.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뽑혔던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해서 기량을 모두 잃은 건 아니라는 게 내부 평가다"라면서 "우리는 머지않아 이토와 김민재가 포함된 뮌헨 라인업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극동 지역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민재가 다음 시즌 중용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뮌헨 소식을 다루는 바이에른&저머니에 따르면 뮌헨 선수단은 다음 달 15일 처음 소집돼 퍼포먼스 테스트를 받는다. 이어 17일부터 본격적으로 첫 번째 훈련을 시작한다.
22일부터 25일까지는 테게른제 훈련 캠프에서 훈련을 진행하며 24일과 28일 두 차례 친선전을 치른다. 31일부터 8월 5일까지는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며 이 때 한국으로 건너와 토트넘 홋스퍼와 맞붙는다.
다음 시즌 김민재가 뮌헨 주전 자리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재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