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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따뜻한 감독님 처음" 오재일, 어떤 말 들었나…"힘내라고, 매일 좋은 말만"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6.19 07:30 / 기사수정 2024.06.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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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내야수 오재일이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활약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수원, 최원영 기자
KT 위즈 내야수 오재일이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활약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수원,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진심으로 감동했다.

KT 위즈 오재일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화력을 뽐냈다. 팀의 6-4 승리와 4연패 탈출에 공을 세웠다.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4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일 LG 트윈스전(5타수 2안타 2타점) 이후 11일 만이자 9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5월 28일 트레이드로 KT에 합류한 뒤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당시 KT는 삼성 라이온즈로 내야수 박병호를 보내고 오재일을 영입했다.

오재일은 0-1로 뒤처진 1회말 1사 2, 3루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1-1 균형을 맞췄다. 큼지막한 타구였다. 1-1로 맞선 4회말 무사 1루서는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키를 넘겨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팀에 2-1을 선물했다.

6-4로 앞선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는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롯데 우익수 윤동희가 포구를 시도했는데 잡으려다 놓친 것으로 보였다. 안타 판정에 롯데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윤동희가 포구 후 후속 동작에서 공을 떨어트린 게 아닌, 포구 자체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오재일이 경기 마지막 타석을 안타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오재일은 "팀이 연패 중이었고 최근 롯데는 잘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다 같이 '연패 끊자'며 하나로 뭉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타자도 투수도 잘 안 풀리는 기간이었는데 선수들 모두 야구장에 일찍 나와 열심히 준비했다. 곧 사이클이 다시 올라오지 않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KT 위즈 내야수 오재일이 경기 중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내야수 오재일이 경기 중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오재일 역시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특히 이날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에서 큰 타구를 만들어낸 점이 고무적이었다. 오재일은 "감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적응을 마친 것 같다. 그동안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야 편안하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사실 하루아침에 갑자기 이사해 다른 곳에서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생각이 많아졌다. 2주 동안 집을 알아봤고, 가족 빼고 나 혼자만 왔다"고 털어놨다.

이어 "(첫 타석에) 홈런이 안 돼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 그래도 다음 타석에 안타가 나와 다행이었다"며 "(2루타가 된 타구도) 홈런이 될 줄 알았는데 안 넘어갔다. 원래 수원에서 잘 넘기는데 '오늘 왜 이러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겨서 다 잊었다"고 미소 지었다.

선발 출전하지 않고 더그아웃에서 시간을 보내는 날도 종종 있었다. 오재일은 "(이강철) 감독님께서 따뜻한 말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힘내라고 여러 이야기를 해주시더라"며 "경기 전 타격 등 훈련할 때 '하루에 한 타석에만 나가더라도 내 역할에 충실하자'고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해준 것일까. 오재일은 "그냥, 정말 좋은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감독님께서 선수들과 대화를 무척 열심히 하신다"며 "야구하면서 이렇게 따뜻한 감독님은 처음 만나본다. 매일매일 좋은 말을 해주시니 감사하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어 "유한준 코치님은 선수 시절부터 무척 친한 사이였다. 현대 유니콘스에 같이 몸담기도 했다. 지금도 타격이나 멘털 면에서 계속 나를 도와주신다"며 "코치님도 진짜 따뜻한 분이다. 다들 좋은 말만 해주신다"고 귀띔했다.

KT 이적 후 롯데와 만난 건 처음이다. 롯데를 이끄는 김태형 감독과도 2015~2020년 두산 베어스에서 오랜 기간 사제의 연을 맺은 적 있다. 오재일은 "(팀을 옮기고) 오늘(18일) 처음 뵀다. 원래 가서 인사드렸어야 하는데 무서워서 못 가겠더라"며 "사실 김태형 감독님도 따뜻한 말을 해주신다. 근데 당근과 채찍을 같이 주신다. 한 번 혼내시고, 한 번 따뜻한 말 해주시는 스타일이다"고 웃으며 돌아봤다.

왼쪽부터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 내야수 오재일.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 내야수 오재일. 엑스포츠뉴스 DB


직전 소속팀인 삼성과의 맞대결이 다가오고 있다. 오는 28~30일 KT의 홈인 수원에서 3연전을 펼친다. 오재일은 "첫 게임은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할 것 같은데 두 번째 경기부턴 똑같지 않을까. 기대된다"며 "다만 가장 문제는 포수 (강)민호 형이다. 타석에 섰을 때 말을 너무 많이 할 것 같아 걱정이다. 그것만 아니면 잘할 수 있을 듯하다"고 내다봤다.

팀을 맞바꾼 박병호와는 1986년생 동갑내기 친구이며 절친한 사이다. 트레이드 직후 박병호는 잘했고, 오재일은 다소 주춤했다. 관련 질문에 오재일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TV와 핸드폰을 아예 안 봤기 때문이다. (박)병호가 잘한 줄도 몰랐다"며 "주위 사람들이 병호가 홈런을 쳤다고 말해줘서 알곤 했다. 다른 팀 야구도 안 본다. 안 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오재일은 "친구지만 트레이드 상대가 잘하면 신경 쓰이지 않겠나. 다만 삼성뿐 아니라 다른 팀 야구를 다 안 보는 편이다. 리그 팀 순위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내가 야구 잘하기 시작하면 다시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전 김영섭 KT 구단주가 직접 경기장을 방문했다. 선수단에 한우 특식을 선물했다. 오재일은 "구단주님께서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한우 특식을 제공해 주시고, 야구장에 오셔서 응원도 해주셨다. 덕분에 선수들이 힘을 내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수원,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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