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윙어 에베레치 에제(크리스털 팰리스)를 노리면서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 입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18일(한국시간) "전 토트넘 스카우터 브라이언 킹은 토트넘이 에베레치 에제를 영입한다면 제임스 매디슨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보도했다.
1998년생 잉글랜드 미드필더 에제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선수이다. 지난 2020년부터 팰리스에서 뛰기 시작한 그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1골 4도움을 기록해 팰리스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의 10위 안착을 이끌었다.
당초 에제는 유망주 시절 뛰어난 드리블러로 손꼽혔지만, 공격 포인트 생산에도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된 뒤 팀의 전체적인 공격을 책임지는 플레이 메이커로 성장했다. 기존 장점이던 유려한 드리블 돌파로 공간을 만든 뒤 동료들에게 찔러주는 패스가 에제의 장점이다. 흔히 말하는 '크랙'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올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에제는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잉글랜드 최종 명단에도 승선해 생애 첫 대륙별 컵대회에 참가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등극한 에제를 두고 현재 토트넘을 포함해 빅클럽들이 이번 여름 그를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토트넘은 시즌 중에도 에제 영입에 큰 관심을 보여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때 에제 가족을 경기장에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에 의하면 에제와 팰리스가 체결한 계약서엔 6000만 파운드(약 1054억)에 달하는 바이아웃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아웃 조항은 설정된 금액에 해당되는 이적료를 제시하면 바로 구단의 승인을 얻어 선수와 계약 협상을 할 수 있는 규정이다.
만약 토트넘이 에제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한다면 구단 역대 최고 수준의 이적료를 지출하게 된다. 토트넘 역대 이적료 1위는 이번 여름 계약을 해지한 탕귀 은돈벨레의 6500만 파운드(약 1140억원)이고, 2위는 6000만 파운드에 영입된 브라질 공격수 히샬리송이다.
매체에 의하면 전 토트넘 수비수 앨런 허튼은 에제가 거액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 생각엔 에제는 스타가 될 수 있을테니 6000만 파운드(약 1054억원)가 맞을 거 같다"라며 "지금 그다지 좋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책정된 이적료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가격에 에제를 기용할 수 있다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그 돈을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전 토트넘 스카우터 킹도 "에제는 매우 흥미로운 영입이 될 것이다. 그는 매우 좋은 선수이다"라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에제가 토트넘에 합류할 경우 토트넘 부주장이자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의 입지가 위태로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에제는 내게 매디슨을 많이 생각나게 했다. 이는 매디슨이 토트넘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걸 의미할까?"라며 "매디슨은 매우 밝게 출발했지만 시즌 후반기에 자신과 클럽을 실망시켰다"라고 주장했다.
또 "매디슨의 태도는 내리막을 걷고 있었고, 그는 현장 안팎에서 불필요한 일에 관여하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부진에 빠져 있는 매디슨이 에제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예상했다.
잉글랜드 미드필더 매디슨은 지난해 여름 레스터 시티를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이적료 4000만 파운드(약 699억원)에 토트넘으로 이적한 그는 빠르게 새로운 팀에서 적응하면서 핵심 전력으로 인정받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토트넘은 신입생임에도 매디슨을 아르헨티나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주장 손흥민을 보좌할 부주장으로 선임하면서 강한 신뢰를 보여줬다. 토트넘 부주장이 된 매디슨은 곧바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면서 주장 손흥민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발목 부상으로 전반기 아웃 판정을 받기 전까지 리그 11경기에서 3골 5도움을 올리며 토트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 1골 2도움을 기록해 프리미어리그 8월 이달의 선수상도 수상했다.
특히 매디슨은 손흥민과 절친한 관계가 됐을 뿐만 아니라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함께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함께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반대로 매디슨이 득점에 성공할 경우 함께 '다트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은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발목 부상을 입어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한 후 그라운드에 복귀한 매디슨의 경기력은 크게 저하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매디슨이 후반기 리그 17경기에 출전해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불과 1골 4도움이었다.
부진한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일부 팬들은 매디슨의 선발 제외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은 '가장 건방진 선수'로 매디슨을 꼽을 만큼, 매디슨은 굉장히 장난기 다분한 성격을 갖고 있다. 좋은 경기력 때는 이게 사랑받지만 경기력이 나쁠 땐 도마 위에 오르기 마련이다.
경기력 저하는 대표팀 탈락으로 이어졌다. 매디슨은 유로 2024를 앞두고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예비 명단에 포함됐지만 최종 명단에서 탈락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반대로 매디슨을 밀어내고 대표팀 최종 명단에 승선한 에제가 토트넘과 연결되면서 그의 주전 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생겼다.
사진=팀토크,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