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어른들을 울린 '인사이드 아웃'이 성장한 주인공 라일리, 더욱 복잡해진 감정들이 담긴 속편으로 다시 돌아왔다.
"삶에는 너희보다 더 복잡한 감정들이 필요해"
'인사이드 아웃' 개봉으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극장에 사춘기가 시작된 13살 라일리가 새로운 감정들을 가지고 찾아왔다.
라일리는 하키도 열심히, 공부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랑스러운 학생이자 딸이다.
그런 라일리의 마음 속에서는 기쁨이를 주축으로 슬픔이, 소심이, 버럭이, 까칠이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이들은 어느덧 '자아'까지 만들며 라일리와 함께 성장했다.
하지만 평화로움도 잠시. 고등학교 진학 전 소속 팀에 들어가야 하는 라일리에게는 변화가 필요하다. 가장 친한 친구들이자 같은 하키 팀 선수들인 그레이스, 브리와 함께 꿈에 그리던 고등학교 하키 팀 '파이어 호크' 코치에게 캠프 참여 권유를 받게 된 것.
하지만 그 과정에서 라일리는 그레이스와 브리가 자신을 빼고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할 예정임을 듣게 되고, 속에서 알 수 없는 묘한 감정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낯선 감정들. 색깔부터 요상한 불안이부터 당황이, 따분이, 부럽이가 예고도 없이 등장해 라일리가 태어나자마자 함께한 기존의 감정들을 밀어낸다.
결국 기존의 감정들은 불안이에 의해 라일리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위치한 '비밀 저장소'에 갇히게 된다. 불안이는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웃음만이 중요한 기쁨이를 불안 요소로 치부한다.
불안이는 발전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최선을 다해 라일리가 원하는 바를 쟁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불안이는 라일리를 몰아붙이고, 하지 않아도 될 생각까지 하게 만들며 그간 라일리가 하던 행동이 아닌 행동들을 하도록 이끈다. 그의 옆에서 함께 라일리를 조종하는 부럽이 또한 동경의 대상인 '파이어 호크' 주장 밸에게 잘 보이도록 라일리를 더욱 달리게 한다.
불안이는 동글동글한 라일리의 기존 자아를 빼내고 삐죽삐죽한 새 자아를 만든다. 결국 "난 부족해"라고 되뇌이며 예민해진 라일리. 기쁨이를 비롯한 기존 감정들은 새로운 감정들과 라일리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까.
라일리는 친구들과의 의리, 새로운 사람들과의 도전 사이에서 갈등한다. 친구들과 함께 있자니 고등학교 진학 후가 걱정되고, 친구들을 모른 체 하며 고등학교 인맥을 쌓자니 그간 많은 것을 함께한 친구들이 눈에 밟힌다. 어떤 방식이 내게 좋을지도 모를뿐더러 내게 미래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다. 당장은 외톨이가 되는 게 가장 두렵다.
물론 친구들과 다함께 나아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미숙하던 사춘기 시절의 우리들도 라일리와 같은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렇게 어른들의 과몰입이 시작된다.
'인사이드 아웃2'은 나 자신이 어떤 자아들을 거쳐왔고, 어떤 감정들이 모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현재 내 안에 가장 크게 위치한 감정은 누구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불안이는 사춘기 시절에만 나타나는 감정이 아니다. 라일리의 사춘기 시작을 직감한 라일리의 부모에게도 불안이가 등장한다. 라일리 부모의 기존 감정들은 자연스럽게 불안이를 맞이하고 별일 아니라는 듯 인사를 나눈다.
누구에게나 불안이, 부럽이, 따분이, 당황이가 있다. 불안을 마주하는 방식이 삶을 살아가며 사람마다 조금씩 달라질 뿐이다.
'불안'은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부터 취준생, 직장인, 육아를 앞둔 예비 부모 등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현대사회에서 겪게 되는 감정들이다.
나를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내면에서 폭주하는 불안이, 결국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그를 보다보면 눈물이 절로 맺힌다.
더불어 시즌2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무너져서는 안 되는 기쁨이 또한 힘에 부쳐 지치는 모습이 나와 작은 충격을 안긴다.
더욱 알록달록해진 캐릭터들과 아기자기한 애니메이션들이 '인사이드 아웃'을 아이들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열광하게 되는 건 어른들이다.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나오는 만화 영화로 즐기기 좋다. 화려한 색상과 이해하기 쉬운 캐릭터들의 티키타카가 눈과 귀를 빼앗는다.
사춘기를 지나온 어른들은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각기 다른 감정 캐릭터들이 주는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우리가 볼 수 없지만 항상 함께하는 추상적인 감정과 자아, 의리, 추억, 신념들을 '인사이드 아웃2'를 통해 눈으로 보고 마주할 수 있다.
1편부터 쌓아온 감정들의 일관적인 캐릭터성과 이질감 없이 성장한 라일리, 그리고 적절하게 나눠진 낯설고도 섬세한 감정들의 배치가 완벽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2'.
내면의 감정을 마주하고 싶지만 너무 무거운 건 싫은 관객들이 자녀와 조카, 연인, 친구의 손을 잡고 즐길 수 있는 영화가 탄생했다. 러닝타임 96분. 전체관람가. 쿠키영상 있음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