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백업이야'…日 이토, 뮌헨과 4년 계약 "KIM 위협보다는 로테이션 멤버" 관측 왜?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가 다음 시즌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일본 수비수와 주전 경쟁을 벌일까.

아직은 김민재가 우위에 있다는 해석이 속속 나온다 얼마 전 뮌헨을 맡은 뱅상 콤파니 신임 감독이 김민재를 선호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뮌헨은 14일(한국시간) 이토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뮌헨 구단은 "FC 바이에른(뮌헨)은 슈투트가르트에서 뛰던 수비수 이토 히로키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일본 선수는 2028년 6월까지 뛰게 된다"고 4년 계약 체결 소식을 알렸다.

막스 에베를 뮌헨 구단 디렉터는 이토 영입에 대해 "매우 기쁘다. 우린 배고픈 선수들이 팀에 새로운 에너지 가져오기를 원한다"며 이토의 헝그리 정신을 눈여겨 봤음을 알리며 "이토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고 있다. 그는 도전을 받아들이고, 정복하고, 계속해서 그의 길을 가는 선수다. 25세 나이에 그는 이미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장황하게 칭찬했다.

이토도 화답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에서 경기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뮌헨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한 이토는 "일본에서도 뮌헨은 이름 있는 구단이다. 이제 뮌헨에서의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뮌헨이 많은 타이틀을 차지하는데 기여하고 싶다. 내게 FC 바이에른은 완벽한 클럽"이라고 했다.



그가 뮌헨으로 깜짝 계약하는 사실은 지난 13일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토가 뮌헨으로 간다. 선수와 구단은 5년 계약에 동의했으며, 다음 단계는 메디컬 테스트"라고 밝히면서 가시화됐다. 로마노는 이적이 확정됐을 때 사용하는 자신의 시그니처 문구 '히어 위 고(HERE WE GO)'로 신뢰도를 더했다.

로마노는 이어 "뮌헨은 이토의 계약 조건에 있던 3000만 유로(약 445억)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켰다"며 뮌헨이 이토를 영입하기 위해 이토의 전 소속팀 슈투트가르트에 이토의 바이아웃 금액에 해당하는 3000만 유로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마노의 주장과 달리 뮌헨은 이토와 4년 계약을 맺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에서 활동하면서 지난해 김민재의 뮌헨 이적을 적중하는 등 뮌헨 내부 소식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역시 비슷한 시간 SNS에 "이토가 뮌헨의 새 선수가 된다. (계약은) 이미 끝난 것으로 이해된다. 뮌헨은 3000만 유로 언저리에 해당하는 이토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킬 것이다. 25세의 이토는 최소 2028년까지 뮌헨과 계약을 맺는다"라고 보도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이적 소식이다. 이토는 당초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이적이 예상됐다. 토트넘의 사령탑으로 일본 J리그 구단 감독을 하며 '일본통'이 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직전 소속팀 스코틀랜드 셀틱에 이어 토트넘에서도 일본 선수를 데려올 움직임을 나타냈고 첫 케이스로 이토가 유력했기 때문이다.

영국 '더 선'은 지난 6일 토트넘이 이토를 영입하기 위해 2500만 파운드(약 438억)의 이적료를 지출할 것이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J리그의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지도했고, 일본 시장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센터백을 원하고 있는 이번 여름 이토를 지켜보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도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할 정도의 이적료를 제시한 셈인데 이토가 토트넘보다는 뮌헨을 선택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토는 손흥민 동료가 되는 길보다 김민재와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길을 선택했다.





1999년생 수비수인 이토는 주빌로 이와타 유스를 거쳐 주빌로 이와타에서 프로 데뷔,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임대 생활을 하는 등 J리그에서 활약하다 2021년 임대로 슈투트가르트와 연을 맺었다. 슈투트가르에서의 첫 시즌에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토는 이듬해 슈투트가르트로 완전 이적하며 본격적으로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슈투트가르트 완전 이적 첫 시즌 이토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만 30경기를 소화하며 슈투트가르트의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다. 2021-2022시즌의 활약에 힘입어 2022년부터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에 데뷔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도 참가했다. 이런 이토를 지켜보던 뮌헨이 그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이토는 나름대로 쓰임새가 많은 수비수다. 원래 포지션은 센터백 왼쪽에 서지만, 레프트백과 백3 스토퍼도 가능하다. 센터백과 레프트백 포지션 모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토는 침착한 수비를 통해 상대로부터 공을 빼앗고 안정적으로 공을 컨트롤한 뒤 동료에게 뿌려주는 데 능숙하다. 188cm로 신체조건도 준수하다. 뮌헨 구단도 이토의 키가 크다는 점을 높이 샀다. 게다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 덕분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 





관건은 이토가 입단 뒤 센터백 왼쪽 수비수로 주로 나서는 김민재의 입지를 위협하는가다.

2023-2024시즌 후반기에 주전에서 밀려났고 어렵게 출전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두 번이나 하는 등 고전했던 김민재 입장에선 이토의 입단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뮌헨은 이토 영입 전부터 노렸던 레버쿠젠 핵심 수비수 요나탄 타의 영입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토가 오면서 김민재가 밀려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뮌헨 관련 유력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견해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토는 레프트백 그리고 센터백 등 여러 포지션에서의 로테이션 멤버에 가깝다.




독일 유력지 스포르트 빌트 수석에디터인 크리스티안 폴크는 13일 자신이 독일어로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유력 언론인이 콤파니 감독의 선호 센터백 조합을 콕 찍어 말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폴크는 "콤파니가 선호하는 센터백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다. 콤파니는 두 선수의 발밑 능력을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3-2024시즌 후반기 김민재를 밀어내고 에릭 다이어와 짝을 이뤘던 마테이스 더리흐트에 대해서는 "토마스 투헬이 그를 외면했지만 더리흐트 판매에는 의구심이 있다"라며 뮌헨 구단은 부상이 잦은 더리흐트를 판매하려고 하지만 2023-2024시즌 후반기 김민재, 우파메카노를 밀어내고 주전을 뛰었던 점을 뮌헨이 고려해야 한다고 알렸다.
 
콤파니 감독이 아직 전력 구상해서 구체적으로 말한 것이 없고, 실제 김민재를 마음에 들어할지 알 수 없지만 폴크는 탐문 취재를 통해 김민재가 새 시즌에 오히려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이토는 당장은 김민재나 우파메카노, 혹은 최근 주전으로 올라선 에릭 다이어 백업으로 중앙 수비수 자리에 뛰면서 레프트백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뮌헨이 요나탄 타 영입도 추진하고 있어 이 점은 김민재와 이토에 모두 변수가 될 수 있다.

로마노는 "뮌헨은 여전히 타와의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뮌헨이 이토 영입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레버쿠젠의 무패우승 멤버 중 하나인 타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플레텐베르크 역시 "이토는 타와 별개로 뮌헨에 합류할 것이다. 뮌헨과 레버쿠젠의 협상은 아직 진행되고 있다"라며 이토 영입과 타 협상은 아예 다른 일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더 선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