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삼성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6실점으로 완투패를 기록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구, 박정현 기자) 8이닝 8피안타(3피홈런) 5탈삼진 1볼넷 6실점. 그리고 패전 투수.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지만, LG 트윈스에는 꼭 필요한 투구였다.
LG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8이닝 5실점으로 시즌 7패(3승)를 떠안았다.
이날 켈리는 순항하다 삼성 타선에 홈런포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박병호와 강민호(2회말 솔로 홈런), 이재현(5회말 2점 홈런)의 펀치력에 당하며 무릎을 꿇었다. LG는 3-6으로 패했다. 첫날(11일/4-6패)에 이어 이튿날(12일/4-5패), 그리고 마지막 경기도 패해 시리즈 싹쓸이 패배를 확정했다. 리그 선두로 나섰던 주중 3연전. 시리즈가 끝나니 순위는 2위(38승 2무 29패)로 한 계단 떨어졌다.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LG 분위기. 그러나 켈리의 '팀 퍼스트' 정신은 눈여겨볼 만했다.
켈리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삼성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6실점으로 완투패를 기록했다. 엑스포츠뉴스 DB
현재 LG는 투수 임찬규와 최원태가 빠져 위기를 맞이했다.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해줘야 할 에이스들이 한 번에 이탈했기에 대체 선발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대체 선발은 승리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불펜 과부하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계속해서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선수가 아니기에 경기력과 체력 등을 고려해 더 빠르게 교체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자연스럽게 불펜이 책임져야 할 이닝은 많아져 무리한 운영을 하게 된다.
염경엽 LG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불펜 과부하다. 사령탑은 이날 경기 전 "선발 투수 두 명이 없으니 힘들다"라며 중간(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면 안 된다. 아무래도 선발 두 명이 없으면, 불펜진이 데미지를 받는다. 안 해도 될 불펜데이를 2~3번 해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동시에 이런 상황에서 선발들이 긴 이닝을 책임지길 원했다. 염 감독은 "나머지 선발들이 어떻게든 최소 6이닝을 끌고 가야 도움이 된다. 최대한 잘 대처하며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켈리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삼성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6실점으로 완투패를 기록했다. 엑스포츠뉴스 DB
LG는 패했지만, 이틀 연속 3점 이내 접전을 펼쳤다. 김진성과 이지강 등 필승조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연투했다. 타이트한 승부에서 켈리가 막아주길 바랐지만, 점수 차는 벌어졌다. 결국, 피해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필승조를 투입하기는 힘든 경기였고, 남은 투수들을 활용하기에는 켈리의 투구수가 적었다. 무엇보다 임찬규와 최원태의 대체 선발이 출전해야 할 롯데 자이언츠전도 생각해야 했다.
대구 원정을 끝낸 LG는 홈인 잠실구장으로 이동.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14일 선발은 디트릭 엔스가 나설 상황. 이후는 어떤 투수가 나설지 모른다. 대체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인 김유영과 새 얼굴이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불펜데이라는 점은 변함없다. 김유영도 5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에서 불펜을 아껴야 주말 3연전 불펜진을 총투입하는 등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
켈리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삼성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6실점으로 완투패를 기록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켈리는 지난 2019시즌부터 LG와 함께한 장수 외국인 투수다. 여기서만 6년을 보냈다. 평소 팀에 많은 애정이 있기에 언제나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켈리가 고마울 수밖에 없다. 팀이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이닝을 끌어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8이닝 6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는 아니었지만, 꼭 필요한 투구였다.
한편 켈리는 이날 완투패로 KBO 리그 역사상 1026번째 완투패를 기록했다. 강우 콜드를 제외하고는 1010번째 기록이다. 책임감을 앞세운 완투패. 켈리는 LG를 위해 끝까지 던졌다.
켈리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삼성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6실점으로 완투패를 기록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