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6회말 2사 1루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그 말을 듣는데 나이를 먹긴 먹었다고 딱 느껴졌어요."
KIA 타이거즈는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3-7로 승리하고 시즌 전적 38승1무27패를 마크, 삼성 라이온즈에게 패한 LG 트윈스(38승2무28패)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양현종은 승리투수가 됐지만 5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5실점으로 고전한 편이었다. 2회말 박성한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양현종은 3회말 만루 위기에 몰린 뒤 최정과 오태곤,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4점을 더 잃어 KIA는 0-5로 끌려갔다.
12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말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하지만 SSG 선발 오원석에게 꽁꽁 묶였던 KIA가 5회초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고, 오원석이 내려간 6회초 4점을 몰아내고 6-5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 좋은 날이 아니었던 양현종도 계속해 버텼고, 6회말에도 올라와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책임진 뒤 이날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양현종은 마운드를 내려가며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두 팔을 크게 흔들며 함성을 유도했다. 양현종의 액션에 KIA 팬들은 더 큰 환호를 보냈고, KIA는 최지민이 2・3루 상황을 잘 막으면서 위기를 넘긴 뒤 7회초 7점을 몰아내고 승기를 가져왔다.
이날 3안타 6타점을 기록하고 KBO 역대 최다 루타 신기록을 작성한 최형우는 경기를 돌아보며 "(선수들에게) 굳이 얘기한 건 없는데, 그래도 오원석 투수가 내려가야 승산이 있다고 봤다. 중심에 맞춘 타구가 하나도 없었다"면서 "나도 행운의 안타가 나오면서 다들 분위기를 탄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6회말 2사 1루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마운드를 내려가며 관중들에게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그러면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던 양현종을 바라보며 "저 친구한테 고마웠다"는 얘기를 꺼냈다. 최형우는 "내려오면서 이렇게 (함성 유도를) 하길래 나는 '5점 줬는데 왜 저래' 생각했다"고 웃으며 "내려오면 뭐라고 할까, 약 올릴까 생각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내 그는 "얘기를 들어 보니, 그 상황에서 분위기가 저 쪽으로 넘어갈 것 같은 느낌이라서 일부러 분위기를 가져오려고 했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는데, 현종이가 나이를 먹긴 먹었다고 느껴졌다. 멋있었다"며 양현종의 노련함을 인정했다.
한편 KIA는 이날 승리로 1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여전히 다른 팀들의 무서운 추격에 직면하고 있다. 최형우는 "극복해야 한다. 어떻게 한다는 게 아니라,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부상 선수는 나오기 때문에 이것도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 누가 들어가느냐는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거고, 우리는 그냥 똑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KIA가 최형우의 3안타 6타점 활약에 힘입어 SSG에 13-7로 승리하며 1위로 복귀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이범호 감독이 양현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