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한국 축구 팬들을 챙긴 건 역시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이었다.
전반 막판 '3-0' 손 동작에 대해 중국 팬들의 야유가 한국 팬들까지 무시하는 것 같아 대응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최종전서 후반 16분 터진 이강인의 선제 결승골로 1-0 승리했다.
지난 싱가포르 원정 7-0 대승으로 이미 조 1위로 3차예선행을 확정지었던 대표팀은 중국전까지 승리를 따내며 다가올 9월 3차예선에서 수월한 조 편성을 받아들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김진수, 조유민, 권경원, 박승욱이 백4를 이뤘다. 황인범, 정우영, 이재성이 중원을 구성했으며 황희찬, 손흥민, 이강인이 최전방 스리톱으로 선발 출격했다.
전반전 공세 속에 중국의 골문을 좀처럼 열지 못했던 대표팀은 후반 16분 이강인의 왼발 결승포가 터지면서 리드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의 컷백 패스가 박스 안에 있던 공격수들을 모두 지나쳐 뒤에 있던 이강인에게 흘렀다. 이강인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이후 점수를 잘 지켜내면서 대표팀이 1골 차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 후 김도훈 감독과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 위협적인 장면들을 많이 안 만들어주고 경기를 마칠 수 있어서 긍정적이었다"면서 "완벽한 경기란 건 없지만 선수들이 잘 기다리고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기회를 만든 게 승리를 가져올 수 있게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1-0으로 이기는 경기를 사실 찬스를 잘 살렸다면 더 큰 점수로 이겼을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축구는 결과로 말한다. 1-0으로 승리한 선수들에게 고맙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쳤고, 한국에서 치를 수 있어서 좋았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은 전반 막판 중국 팬들의 거센 야유에 손가락으로 '3-0'을 만들어 대응했다. 이후 더 거센 야유가 쏟아졌지만 손흥민은 후반 16분 이강인의 선제 결승골을 만들어낸 결정적인 돌파와 패스를 해내면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행동에 대해 손흥민은 중국 팬들의 야유가 한국 팬들까지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야유를 받을만한 행동을 하진 않았다. 선수로서 야유를 안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홈 경기인데 중국 팬들의 야유 같은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우리 팬분들도 같이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대한민국 선수로서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을 제스쳐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승리한 게 중요하다. 그런 부분들은 축구를 하다보면 종종 일어난다. 그런 거에 말리지 않고 잘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잘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한준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