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드디어 터졌다. 오재일이 KT 위즈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손맛을 봤다.
오재일은 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교체 출전해 1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오재일은 지난달 28일 내야수 박병호와의 1:1 트레이드로 삼성 라이온즈에서 KT로 팀을 옮겼고, 2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KT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날 경기에 대타로 출전해 1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이후 침묵이 꽤 길어졌다. 이튿날 5번타자 겸 1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오재일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31일 광주 KIA전에서도 교체 출전해 4타수 무안타의 성적을 남겼다. 6월 1일 KIA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치면서 KT 이적 이후 1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공교롭게도 오재일이 부진에 허덕이는 동안 삼성으로 향한 박병호는 맹타를 휘둘렀다. 29일 대구 키움전부터 6월 1일 대구 한화전까지 4경기에서 3홈런을 몰아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사령탑의 믿음은 변치 않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오)재일이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타격코치가 봤을 때도 그렇고 내가 생각하기도 재일이가 좋을 때의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재일이가 계속 지금의 타격감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오재일에게 만회할 기회가 찾아온 건 2일 경기였다. 팀이 8-0으로 앞선 7회초 2사에서 신본기 대신 대타로 등장했다. 주저하지 않은 오재일은 김건국의 초구 139km/h 커터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시즌 3호포를 쏘아 올렸다. 오재일이 KT 이적 이후 만든 첫 안타이자 첫 홈런이었다. 이미 승부의 추가 KT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이었지만, 팀과 선수 모두에게 반가운 홈런이었다. 경기는 KT의 11-3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오재일은 "이적 후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할 수 있어 기쁘다"며 "경기 전에도 그렇고, 경기 중에도 코치님 및 선수들과 상대 투수들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이 된 것 같다"며 대타 타석에서도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고 내 스윙을 가져가고자 했던 게 초구부터 잘 들어맞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5년 1군에 데뷔한 오재일은 두산 시절이었던 2016년부터 매년 100경기 이상 소화했으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렸다.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검증된 1루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트레이드 당시 나도현 KT 단장은 “오재일은 팀에 필요한 좌타 거포 유형의 자원으로, 영입을 통해 팀 라인업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재일은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한다. 그는 "내가 타석에 서 있을 때 팀과 팬분들이 어떤 부분을 기대하는지 잘 안다. 계속 컨디션을 끌어올려서 내 스윙으로 기대에 충족할 수 있는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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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