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지난 시즌 대행 체제에서 울산HD를 꺾었던 김두현 감독이 올 시즌 정식 감독 부임 후 치른 현대가 더비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김 감독이 정식 사령탑이 되고 2연패를 기록했는데, 전북과 김 감독이 작년 대행 시절 기억들을 지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북은 지난 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정규 시간까지 팽팽한 0의 균형을 이뤘지만 추가시간 아타루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이날 김두현 감독은 전북 부임 4일 차였다. 전술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것도 상대가 최근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기록한 라이벌 울산이었기에 더욱 빠듯했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은 부임 후 치른 2경기에서 2패를 떠 안았다.
지난 시즌 감독 대행 시절과 비교하면 아쉬운 모습이다.
지난해 5월 김상식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후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오기 전까지 대행을 맡았던 김 감독은 당시 대행 하루 만에 FC서울전을 치러 1-1로 비겼다. 이어진 수원삼성 원정에서는 3-0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인천 유나이티드(0-0 무), 수원FC(3-1 승), 파주(5-2 승)와의 경기까지 무패를 이어간 김 감독은 포항 원정에서 0-1로 졌으나 홈에서 열린 울산과의 현대가 더비를 2골 차 완승으로 끝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당시 김 감독은 탁월한 용병술로 선두를 달리던 울산을 잡아냈다. 교체 투입한 조규성, 문선빈이 모두 골을 터뜨리면서 전북에 승리를 가져왔다.
이후 전북은 대구, 강원까지 물리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대행 신분으로 8경기를 지휘해 5승2무1패라는 훌륭한 성적으로 단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겨줬다. 이 때의 승승장구는 최근 전북이 김 감독을 어렵게 설득해 벤치에 앉히는 이유가 됐다.
그러나 올 시즌 정식 감독을 맡고난 후에는 작년과 같은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강원 원정에서는 전병관의 석연치 않은 퇴장 판정으로 인해 무릎 꿇긴 했으나 울산 원정에서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 감독은 울산전 앞두고 울산의 최대 약점이 오른쪽 측면이라고 분석했다. 울산은 주전 수비수 설영우가 어깨 부상으로 빠진 후 최강민, 윤일록으로 버티고 있었고, 김 감독은 저돌적이고 발 빠른 전병관을 이 위치에 배치하면서 울산 수비를 무너뜨리고자 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홍 감독은 국가대표 출신 윤일록을 라이트백으로 내세웠고, 미드필더 고승범의 활동량으로 수비력이 부족한 윤일록을 지원하게 했다. 베테랑 센터백 김기희 역시 윤일록을 도왔다. 최근 전북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전병관은 이날 꽁꽁 묶인 채 영향력을 보이지 못했다. 김 감독의 전략이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안현범과 송민규를 투입해 스피드에서 우위를 가져가고자 했다. 후반 초반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홍 감독이 빠르게 선수 교체로 맞대응에 들어가면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초보 감독의 한계가 드러난 장면이었다.
전북이 김 감독 대행 시절 기억을 잊어야 하는 이유다. 작년과 같은 행운이 올해에도 이어지길 바라는 건 욕심이 될 수 있다. 상대팀은 지난해 감독대행 시절 김 감독 전술을 분석, 대비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