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6월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고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팀의 2위 수성과 연승,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견인했다. 5월 타격감이 주춤했던 아쉬움을 털고 6월의 첫날부터 팀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LG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팀 간 7차전에서 8-5로 이겼다. 전날 6-3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잠실 라이벌 두산을 제압하고 단독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오스틴은 이날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 5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하루에만 2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고 최근 2경기 연속 무안타에 아쉬움을 털어냈다.
오스틴은 LG가 0-2로 끌려가던 2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후속타자 박동원의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 때 2루, 3루를 거쳐 홈 플레이트를 밟아 팀에 귀중한 만회 득점을 안겼다.
오스틴은 LG가 2-2로 팽팽히 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짜릿한 손맛을 봤다. 두산 두 번째 투수 김강률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스코어를 3-2로 만들었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6월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고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오스틴은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김강률의 6구째 129km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낮은 코스로 잘 제구된 공을 그대로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의 타구를 날려보냈다. 지난달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10호 홈런 고지를 밟은 뒤 약 3주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오스틴은 홈런 하나로 만족하지 않았다. LG가 4-5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두산 마무리 홍건희를 상대로 드라마 같은 동점 솔로 홈런을 작렬시켰다.
오스틴은 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홍건희의 4구째 140km짜리 슬라이더를 완벽한 타이밍에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풀스윙으로 잡아당긴 공은 좌측 담장을 총알 같이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타구로 연결됐다.
LG는 오스틴의 9회초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연장 11회초 문성주의 1타점 적시타, 김현수의 2점 홈런을 묶어 두산을 제압했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 격차를 2.5경기로 유지하고 6월 선두 다툼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6월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고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오스틴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9회초 동점 홈런을 치고 굉장히 좋았다. 더 좋은 건 팀이 극적으로 이긴 부분이다"라며 "좋은 에너지를 팀 전체가 받아서 (연장에서) 힘을 낼 수 있었고 승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두산과의 잠실 라이벌전은 신경을 많이 쓴다. 라이벌전만큼 재밌는 건 없기 때문에 많이 의식도 된다"며 "LG팬뿐 아니라 두산팬들도 응원 에너지가 엄청나다. 게임 중에도 이게 잘 느껴지기 때문에 긴장감 속에서 뛰면서 희열을 느낀다"고 웃었다.
오스틴은 2023 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139경기 타율 0.313(520타수 163안타) 23홈런 95타점 7도루 OPS 0.893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29년 만에 통합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면서 자신의 커리어에서 잊지 못할 1년을 보냈다.
오스틴은 올해도 6월 1일까지 58경기 타율 0.304(207타수 63안타) 12홈런 43타점 6도루 OPS 0.928로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LG가 지난 5월 15일을 기점으로 15경기 10승 5패의 상승세를 탄 배경에는 오스틴의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6월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고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오스틴은 "지난해는 우리 팀이 초반부터 기세를 쭉 이어 나갔다면 올해는 개인적으로 경기가 안 풀리는 부분들이 조금씩 있었다. 2주 전부터 서로 합이 맞기 시작했고 좋은 기세를 다시 찾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초반 우리가 힘들 때 몇몇 선수들은 '우리가 지난해 우승팀인데 왜 잘 안 풀리지?'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단체 미팅도 많았는데 김현수가 정말 큰 역할을 했다"며 "우승 부심을 내려놓고 원래 우리 모습으로 돌아가면서 최근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