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T가 로하스의 만루포에 힘입어 KIA를 8-5로 제압하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한 KT 로하스가 자세를 취하고 있다. 광주,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이 터졌다. KT 위즈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결정적인 홈런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로하스는 3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7차전에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종전 3월 27일 수원 두산전 4타점)과 함께 팀의 7-5 승리 및 2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로하스는 초반부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1회초 첫 타석에서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린 뒤 1사 1루에서 강백호의 좌중간 2루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만들었다.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2회초 2사 1·2루에선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초 1사 3루 KT 로하스가 투런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4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로하스는 자신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두 팀이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초 1사 만루에서 KIA 김도현의 초구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14호 홈런과 함께 올 시즌 첫 전 구단 상대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만루포 한 방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KT는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켰고, 로하스의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6회초 장성우의 동점포와 로하스의 만루포로 빅이닝을 만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로하스는 "만루홈런을 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타석에 들어갔을 땐 팀이 동점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3루주자라도 홈으로 불러들이자는 마음이었는데,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홈런을 치면서 선발 엄상백이 더 잘 던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었고, 불펜투수들도 편한 마음으로 투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아서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초 1사 3루 KT 로하스가 투런 홈런을 날린 후 더그아웃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어 "(김도현과의 승부를 앞두고) 대기 타석에 있을 때 상대 투수가 몸을 푸는 걸 보면서 타이밍을 잡았다"며 "이전에 KBO리그에서 뛸 때 보지 못했던 투수들이 여러 명 있는데, 그 투수들과 만날 때마다 좀 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다 보니까 투수가 유리한 카운트를 가져가면서 타자 입장에선 결과를 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오늘(31일) 경기에선 타격코치님이 주신 정보를 바탕으로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가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인 양현종에게 안타를 2개나 뽑아낸 점도 의미가 있었다. 로하스는 "양현종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이기도 하고 KBO 기록을 놓고 봤을 때 양현종에게 홈런을 친 적이 없었다"며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면서 타격감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투구마다 계획을 세우는데, 그 계획에 맞춰서 실행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그 부분에서 잘 맞아떨어지면서 안타를 만들 수 있었다"고 짚었다.
우투양타인 로하스는 올 시즌 우완투수를 상대로 133타수 43안타 타율 0.323 8홈런 23타점을 기록한 반면 좌완투수와의 맞대결에선 73타수 20안타 타율 0.274 3홈런 17타점으로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날 경기에선 좌완 양현종에게 안타 2개를 뽑아냈고, 우완 김도현을 상대로 홈런을 치는 등 좌·우타석을 가리지 않고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로하스는 "아무래도 왼쪽, 오른쪽 타석 모두 소화하기 때문에 기록 면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완투수를 많이 만나기 때문에 왼쪽 타석에서의 표본이 많을 것이고 (오른쪽 타석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좌완투수를 상대하면서 좋아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연습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 말미엔 수치가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초 2사 1,2루 KT 로하스가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는 최근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로하스을 1번에 배치하고 있다. 로하스는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연일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본다면 로하스의 1번 기용은 '대성공'이다.
로하스는 "1번타자로 경기에 출전하는 걸 즐기고 있다. 1번타자로서 가장 중요한 게 출루인 만큼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내게 기회가 왔을 땐 안타나 홈런을 생산하려고 하지만, 볼넷을 비롯해 어떻게든 많이 출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가 1번타자로 나와 출루하면 2번타자가 연결하고, 그 뒤에 강백호가 나와서 주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광주,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