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경기에 출전해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할 일이 많다. 바쁘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4회말 1사 2루서 좌월 투런 홈런을 터트려 결승타를 장식했다. 두산의 6-1 승리와 2연승, 위닝시리즈에 앞장섰다.
경기 후 양의지의 인터뷰를 재구성해, 양의지가 해온 일들을 소개한다.
▲곽빈 이끌기
선발투수들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번 경기에선 곽빈과 함께했다. 곽빈은 6이닝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80개(스트라이크 51개)로 호투했다. 패스트볼(38개), 커브(17개), 슬라이더(16개), 체인지업(9개)을 구사했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3km/h였다.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와 5승째(4패)를 기록했다.
곽빈은 "공수에서 어깨를 가볍게 해주신 (양)의지 선배님께 감사하다. 대한민국 최고 포수인 선배님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며 힘줘 말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양의지가 곽빈을 안정적으로 리드했다. 동시에 4회 선제 투런포로 곽빈을 도왔다"고 칭찬했다.
양의지는 "사실 이번엔 (곽)빈이의 제구가 좋지 않았다. 좋은 날엔 더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 포수로서 편하게 이끌 수 있다"며 "원래 가운데에 몰리는 공이 많았는데 최근 그 점이 많이 보완됐다. 구석구석 잘 던진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변화구를 떨어트려야 할 때 해내는 점 등이 많이 늘었다.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풀어가는 듯하다. 능력을 갖췄다"며 "확실한 무기가 있는 투수다. 주 무기는 항상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가끔 커브가 맞아 나가면 포수로서 '노리고 들어오나'라는 생각도 하는데 그래도 과감하게 사인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곽빈은 이날 3회초 2사 만루서 오재일에게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양의지는 "(오재일을 보니) 첫 타석에서 패스트볼에 타이밍이 좋은 듯해 빈이가 자신 있어 하는 공으로 승부하려 했다. 그래야 맞더라도 후회 없을 것 같았다"며 "빈이가 정말 좋은 코스에 공을 잘 던졌다. 덕분에 스윙이 나왔다"고 미소 지었다.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곽빈이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기연 선물 사주기
올해 든든한 백업 포수가 생겼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김기연이다. 1군에서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지만 공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양의지가 무릎 통증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자 공백을 잘 채워줬다. 타격에선 총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9(77타수 23안타) 2홈런 8타점을 올렸다.
양의지는 "(김)기연이가 너무 잘해줘 쉴 땐 편하게 쉰다. 그래도 한 주에 4~5경기엔 나가려 한다"며 "그래야 팀이 강해지고 백업도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잘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둘은 광주진흥고 선후배 사이다. 양의지는 "솔직히 학교 후배라 챙겨주고 싶은데 다른 선수들도 있어 그렇게 못하고 있다"며 웃은 뒤 "대신 첫 홈런을 치면 선물을 사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진짜 빨리 치더라. 방망이를 사줬고, 그 방망이로 잘 치고 있어 기분 좋다"고 전했다. 김기연은 지난달 24일 NC 다이노스전서 프로 첫 홈런을 때려냈다.
양의지는 "선택지에 글러브와 방망이가 있었다. 둘 중 더 비싼 방망이를 고르길래 몇 자루 선물해 줬다. 백업 포수들에게 홈런을 치면 선물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부연했다.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이 경기 중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정말 잘 치기
양의지의 타격감이 무척 뜨겁다. 50경기서 타율 0.341(182타수 62안타) 8홈런 48타점, 장타율 0.516 등을 자랑했다. 특히 5월 21경기서 타율 0.384(73타수 28안타) 4홈런 21타점을 선보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찬스에 강하다는 점이다. 주자 없을 때 0.236(89타수 21안타)던 타율이 주자 있을 땐 0.441(93타수 41안타), 득점권에선 0.475(61타수 29안타)까지 치솟았다.
양의지는 "큰 비결이 있다기보다는 팀에서 관리를 정말 잘해주신다.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해주셔서 계속 경기력이 유지되는 듯하다"며 "팀 스태프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경기 중 팀 동료 김재환이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자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