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그리스 축구가 20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리스 명문인 올림피아코스는 30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아기아 소피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오렌티나(이탈리아)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결승전에서 연장전에 터진 아유브 엘 카비의 결승 골로 1-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올림피아코스는 그리스 리그 내에서는 초명문팀이지만, UEFA 대항전에선 단 하나의 트로피도 없었다. 하지만 콘퍼런스리그에서 역사상 최초의 유럽대항전 우승을 차지하며 구단의 가치를 톡톡히 알렸다.
올림피아코스는 지난 2022-2023시즌 황인범, 황의조 등 한국 선수들이 몸담았던 팀이기도 하다.
올림피아코스와 피오렌티나는 이날 경기에서 정규 시간 내에 득점을 터뜨리지 못해 연장전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연장 후반 10분 엘 카비가 왼쪽에서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박스 안으로 쇄도하면서 머리로 밀어 넣어 극적인 결승 골을 터드렸다.
0의 균형을 무려 115분에 깬 엘 카비는 이번 대회에서 8경기 11골이라는 경이로운 득점력을 연장전에서 십분 발휘하며 올림피아코스의 역사상 첫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안겼다.
올림피아코스를 제외하고 그리스 클럽 중에서 유럽대항전을 우승한 팀은 없었다. 유럽대항전 결승전 진출도 지난 1971년 잉글랜드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한 파나시나이코스가 마지막이었다. 올림피아코스는 무려 53년 만에 UEFA 클 대항전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차지한 셈이다.
더불어 그리스 축구는 20년 만에 경사를 맞았다. 지난 2004년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유로 2004에서 그리스 축구 국가대팀이 개최국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우승한 뒤 20년 만에 그리스에 찾아온 유럽 대항전 우승이다.
당시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 후이 코스타, 데쿠, 누노 고메스, 파울레타,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신성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출전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포르투갈은 특히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에서 벗어나 다시 재기를 노리던 중이었다.
당시 오토 레하겔 감독이 이끈 그리스는 1980 이탈리아 대회 이후 24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약체였다. 또 그리스 대표팀은 대부분 자국리그 선수들로 구성돼 있었다. 중원에 요르고스 카라구니스, 코스타스 카추라니스 등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과 맞대결을 펼치는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꽃을 피우던 시기였다.
그리스는 포르투갈과 A조에 속했고 개막전에서 승리했다. 이후 당시 1위를 차지한 포르투갈에 이어 A조 2위로 8강에 진출했고 이변의 시작을 알렸다. 8강에서 프랑스를 1-0으로 제압하더니 준결승에서 파벨 네드베드, 페트르 체흐가 버틴 체코마저 연장전에서 1-0으로 제압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다시 포르투갈을 만난 그리스는 후반 12분 경기 중 유일하게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앙겔로스 하리스테아스의 헤더 결승 골이 터졌고 포르투갈의 파상 공세를 막으며 사상 첫 유로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스 축구는 이후 20년 만에 최고 명문 구단이 유럽 무대에서 트로피를 다시 품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