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확 달라졌다.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2루타 2개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결승타를 장식하며 팀의 12-6 대승과 3연패 탈출에 공을 세웠다.
KBO리그에서의 첫 리드오프 출전이었다. 제 몫을 해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2루타를 터트렸다. 정수빈의 좌전 안타에 3루로 나아갔고 양의지의 병살타에 득점했다. 1-0 선취점이었다.
3-3으로 맞선 4회말에는 빅이닝에 기여했다. 1사 만루서 2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이 한 방이 결승타가 됐다. 정수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3루로 진루했고 양의지의 중전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두산은 4회말에만 6득점을 올리며 9-3으로 달아났다.
11-4로 크게 앞선 8회말 라모스는 무사 1루서 중전 안타를 생산해 무사 1, 3루로 기회를 이었다. 두산은 해당 이닝서도 1득점을 추가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번 타자로 나서 3안타를 몰아친 라모스가 공격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흡족해했다.
예상치 못한 상승세다. 라모스는 올해 KBO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2022년 KT 소속으로 뛴 적 있다. 그러나 당시 발가락 골절로 18경기만 소화한 뒤 팀을 떠나야 했다. 올 시즌엔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개막 첫 달이었던 3월 8경기서 타율 0.212(33타수 7안타) 8타점에 그쳤다. 4월 초엔 시즌 타율이 0.178까지 떨어졌다. 결국 4월 5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이승엽 감독은 "라모스가 타격하는 모습을 보면 공을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재정비할 시간을 줘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본인이 하고 싶은 훈련을 하고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라모스는 2군 퓨처스팀에 14일 동안 머물렀다. 4월 19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당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4월 30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10경기서 타율 0.324(37타수 12안타) 2홈런 12타점으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5월엔 더욱 매섭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23경기서 타율 0.376(85타수 32안타) 2홈런 13타점을 빚었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351(37타수 13안타)로 훌륭하다. 이번 달에만 3안타 경기를 4차례나 선보였다. 멀티히트 경기는 9차례였다.
시즌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44경기서 타율 0.311(167타수 52안타) 4홈런 33타점을 올렸다.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은 0.204(93타수 19안타)지만 주자가 있을 땐 0.446(74타수 33안타), 득점권에선 0.359(39타수 14안타)로 강해졌다. 팀 타선에 힘을 싣는 중이다.
29일 KT전 승리 후 라모스는 "1번 타자 출장은 한국에선 처음이었지만 미국에선 해본 경험이 있어 전혀 부담되지 않았다. 1번 타자의 역할이 다른 타순과는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경기 전 감독님께서 원래대로, 공격적으로 스윙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감독님 말씀대로 '내 스윙'을 가져가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감도, 자신감도 점점 올라오고 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어느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모스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많은 팬분들이 1루 관중석을 가득 채워주셨다. 항상 뜨겁게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늘 힘이 되어주는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