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야수 중 한 명인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아쿠냐 주니어의 소속팀인 애틀랜타는 27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후 "아쿠냐 주니어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진행한 결과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아쿠냐 주니어는 수술을 받을 예정으로, 남은 시즌 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아쿠냐 주니어는 피츠버그전에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문제의 상황이 발생한 건 1회초였다. 아쿠냐 주니어는 피츠버그 선발 마틴 페레즈를 상대로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어진 1사 2루에서 3루 도루를 시도했다. 하지만 몇 걸음 움직이지 못하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던 아쿠냐 주니어는 왼쪽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고, 더그아웃으로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1회말을 앞두고 제러드 켈닉과 교체되면서 한 타석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아쿠냐 주니어는 이전에도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경험했다. 2018년 왼쪽 전방십자인대 부상으로 한 달간 자리를 비웠으며, 2021년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그해 82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경기 종료 후 무릎에 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취재진 앞에 선 아쿠냐 주니어는 "포수 조이 바트가 투수 페레즈에게 느리게 공을 던지는 걸 봤고, 3루 도루를 시도할 수 있도록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바트가 공을 세게 던져서 2루로 돌아와야 했는데, 그때 통증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2021년처럼 파열된 건 아닌 것 같고, 2018년과 느낌이 비슷하다.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될 것 같다"며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애틀랜타도, 아쿠냐 주니어도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고 말았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아쿠냐 주니어는 2018년 4월 26일 빅리그에 데뷔했으며, 데뷔 첫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8시즌 111경기 433타수 127안타 타율 0.293 26홈런 64타점 1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18을 기록하면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듬해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156경기 626타수 175안타 타율 0.280 41홈런 101타점 37도루 OPS 0.883을 나타내면서 빅리그 데뷔 두 시즌 만에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아쿠냐 주니어는 코로나19로 시즌이 단축된 2020년을 포함해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터트렸다. 특히 지난해 159경기 643타수 217안타 타율 0.337 41홈런 73도루 OPS 1.012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작성하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에 40홈런, 70도루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건 지난해 아쿠냐 주니어가 처음이었다.
아쿠냐 주니어는 올 시즌 49경기 152타수 38안타 타율 0.250 4홈런 16도루 OPS 0.716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도루에 도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부상으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추격 중인 2위 애틀랜타로서도 아쿠냐 주니어의 이탈이 아쉽기만 하다.
한편 애틀랜타는 이날 피츠버그를 8-1로 제압하고 시즌 성적 30승20패로 6할 승률을 만들었다. 선발투수 크리스 세일은 7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8승째를 수확했다.
세일은 "필드 그 어떤 곳에서도 그런 부상이 일어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아쿠냐 주니어는 이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아쿠냐 주니어의 회복을 기원했다.
사진=AP, USA투데이스포츠, AFP/연합뉴스, MLB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