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24 07:51 / 기사수정 2011.08.24 07:51
[불멸의유니콘] 언제부턴가 가난한 구단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원래 해태-현대-SK 세왕조중 현대가 뿌리인 팀이지만 강팀의 이미지는 몇년사이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쌍방울과 같이 돈이 없어서 선수를 파는 구단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버렸다.
넥센은 올 시즌 38승 58패로 단연 꼴찌 후보였던 한화에게도 4게임차 뒤져있다. 류현진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서 넥센의 꼴지는 더욱 충격적이다. 하지만 이는 수년간 계속된 전력 누구 때문이다. 현대 시절에는 주로 FA 이적 선수들이 주 수입원이었지만 한 창 물이 오를 선수들과 유망주들까지 팔려나가 버렸다. 현재도 미래도 점점 어두워져 가는 것이 현실이다.
한 때는 돈으로 선수를 사모으던 팀이었다. 현대 피닉스란 팀을 이용해서 선수를 살 수 있었던 만큼 스케일이 컸다. 96년부터 2000년까지 돈 걱정을 해본 적이 없는 구단이다. 막강한 자금력에다 영리한 프런트 선후배간의 위계질서와 화기애애한 분위기까지 갖추고 있던 팀이었다. 모기업의 서울이전 욕심만 아니었다면 지금도 충분히 자생할 수 있는 구단이었다.
하지만 현재 현실은 8위이다. 8개구단 중 유일하고 3할대 승율을 기록하고 있다. 상위권 팀들과 마찬가지로 상승세도 있고 하향세도 있지만 한번 상승세를 탈 때에 비해서 하향세를 탈 때는 끝도 없이 무너진다. 큰 원인은 선수층이 얇아졌기 때문이다.
8개구단 중 최악의 프런트를 가지고 있다. 돈이 없는 것을 죄라고 할 순 없지만 야구단을 운영하기에는 부족한 자금력인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어느하나 속 시원하게 해명하는 것이 없다. 팬의 소중함을 모르는 프런트이다. 투자한 만큼 성적을 못올리는 구단들이 있다. 그러한 구단의 팬들은 자신의 구단 프런트를 욕한다. 하지만 내다 파는 것 보단 사오는 것이 훨씬 더 부럽기만 하다.
하지만 여전히 팬들은 선수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 예전 최강의 전력을 때나 지금 8위의 전력일 때나 우리의 영웅들은 언제나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노장들은 어린 선수들을 독려하고 어린 선수들은 부족한 실력이지만 이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지는 경기가 더 많지만 우리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항상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얇은 선수층에도 그들이 보여주는 끈끈한 팀웍은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작년 올스타전에 손승락은 롯데로 이적한 황재균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마치 자기 팀이 이긴 것처럼 가장 먼저 뛰어가서 축하해줬다. 팀으로 이적한지 몇일 안된 심수창을 위해서는 모든 선수가 몸을 날려서 그의 불명예 스러운 연패행진을 끊어주기 위해 안간힘을 썻고 결국 심수창은 팀을 옮긴지 얼마 안되 연패행진을 마무리 했다. 모두다 즐거운 순간이었지만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오늘 송신영과 넥센 타자들의 맞대결을 보고 사실 누구도 응원할 수 없었다. 아마도 팬들도 선수들과 같은 마음인가보다. 새식구도 소중하지만 떠난식구 역시 소중하다. 모두가 팬에게는 소중한 추억을 선사해준 고마운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남아있는 영웅과 떠난 영웅들 모두.
[사진=송신영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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