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감독을 구하지 못해 난리다. 토마스 투헬 현 감독이 유임을 거절한 뒤 뮌헨 구단 수뇌부가 조세 무리뉴 감독을 후보에 올리기 위해 논의했으나 일단 보류된 것으로 드러났다.
뮌헨 구단은 무리뉴 감독의 스타 기질이 너무 강해 줄곧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번에도 그런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투헬 감독은 18일(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 호펜하임과의 2023-2024 분데스리가 마지막 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17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투헬 감독 거취에 관한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고 투헬 감독은 즉답했다. 투헬 감독은 "이것이 자베네르 스트라세(뮌헨 훈련장)에서의 내 마지막 기자회견이다"고 바로 말했다. 이어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유임 협상을 한 것에 대해선 시인하면서도 우리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2월 결정은 유효하다"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고 말했다.
유임이 거의 유력해 독일 언론이 투헬 2기 보강 리스트까지 만드는 등 호들갑을 떤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답변이다.
앞서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지난 16일 뮌헨 이사진과 투헬의 회담 이후 그의 뮌헨 유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언론은 "뮌헨 이사진과 투헬 측이 지난 15일 회담을 가졌고 이제 뮌헨은 투헬과 새로운 시즌을 함께 하려고 한다"라며 "여러 차례 거절을 당한 뮌헨은 투헬과 지난 2월에 했던 결정을 번복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뮌헨 구단은 당초 내년 6월까지였던 투헬 감독과의 계약을 오는 6월로 1년 당기기로 합의한 뒤 새 감독 물색에 나섰다. 사비 알론소 현 바이에 레버쿠젠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 현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 랄프 랑닉 현 오스트리아축구대표팀 감독, 우나이 에메리 현 애스턴 빌라 감독, 한스 디터 플리크 전 독일대표팀 감독 등과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모두 거절당했고 마침 투헬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분전 끝에 패하자 토너먼트에서의 그의 지도력을 높이 사 재계약 협상에 돌입했다.
하지만 협상은 깨졌고, 뮌헨은 후속 작업에 돌입했다. 그 중엔 무리뉴 얘기가 나왔다.
18일 독일 유력지 '빌트'의 뮌헨 담당 기자 크리스티안 폴크가 독일어로 진행하는 팟캐스트 '인사이더 바이에른'에 따르면 구단 이사진이 무리뉴 감독을 후보에 올려보자는 얘기가 나왔고 논의했으나 일단 기각됐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1월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에서 경질된 뒤 새 직장을 찾는 중이다. 무리뉴 감독 스스로 "올 여름부터 다시 일하고 싶다"고 할 만큼 복귀에 강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특히 뮌헨 부임 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복귀에 의욕을 드러내는 등 '셀프 추천'하고 있으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하고 축구가 역습 스타일이어서 이번 여름시장에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본인의 복귀 동기부여가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뮌헨 같은 구단에서 의욕을 다해 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리뉴 감독이 오면 뮌헨에서 핵심 수비수로 뛰는 김민재에게도 희소식이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1월 AS로마가 당시 김민재 소속팀인 이탈리아 나폴리와 격돌할 때 자신이 토트넘 감독 시절 김민재를 데려오기 위해 손흥민 전화로 영상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토트넘에서 이적료가 없다며 데려오지 않은 그 쓰레기 같은 수비수가 바로 김민재"라며 '쓰레기'와 김민재를 결합하는 역설적 화법으로 극찬한 적이 있다.
이어 지난 8일에도 축구 게임 'FC온라인' 동영상 채널을 통해 "손흥민이 중국에서 뛰는 좋은 선수가 있다고 추천했다"며 "그의 경기를 보기 시작했고, 손흥민 선수가 영상통화도 걸어줬다. 통화하며 대화도 하고 에이전트와도 대화하며 방법을 찾으려 했는데 요만큼의 비용 때문에 토트넘에서 영입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그 선수는 지금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다"라며 다시 한 번 김민재와 추억을 떠올렸다.
무리뉴는 또한 김민재를 사비로 데려올 수도 있었다고 했다. "몸값은 정말 낮았다. 내 돈을 주고 사도 됐다"라고 웃으면서 "손흥민이 제안을 해줬고, 영입을 진행했다. 가능한 모든 방향을 찾았다. 분석도 다했고, 실수와 개선해야할 부분, 성장 가능성도 보였다. 이탈리아에서 뛰면서 성장했고 그 경험을 통해 톱 센터백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런 김민재가 무리뉴 감독과 한솥밥을 먹는다면 뮌헨 주전 경쟁에서 대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한 차례 거절되긴 했으나 일단 무리뉴라는 이름이 뮌헨 수뇌부 테이블에 올라온 것은 긍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연합뉴스, FC온라인 동영상채널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