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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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팬페이지]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재미있었던 이유

기사입력 2011.08.23 07:42 / 기사수정 2011.08.23 07:42

김영민 기자



[불멸의 유니콘] 김성근 감독이 해임된지 몇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충격은 가시질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팬들의 분노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KIA의 부진으로 SK의 부진은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SK는 코칭스텝 선수 할 것 없이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이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김성근 감독이 있어도 올 시즌 우승시키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있었다면, 현재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위기에서 매번 팀을 건졌던 김성근 감독이기에 역전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김성근의 야구는 치열한 훈련을 통해 빈자리를 메워가는 자생력을 지닌 야구이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의 그러한 야구 스타일을 많은 사람들은 재미없는 야구로 칭했다.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지 않고, 팀워크를 중시하는 야구. 고참, 후배 가릴 것 없이 기본을 중시하지 않으면 그라운드에서 나와야만 하는 야구. 시원시원하게 이기기보다는 지지 않기 위해 수많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훈련하는 그런 야구이다.

하지만 필자는 김성근감독의 야구가 재미없다고 느낀 적이 없다. 실제로 필자는 사회인 야구를 경험해 본 적이 있다. 경기를 하면서 느낀 점은 야구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은 공격이 아니라 수비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더블플레이는 사회인야구에서 홈런 이상의 그것이다. 물론 홈런도 짜릿함이 있지만 그것은 한명만 잘해도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내야수 3명이 만들어 내는 더블플레이야 말로 사회인 야구의 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론 프로 선수라면 누구든지 더블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프로에서의 짜임새 있는 수비는 한편의 예술작품을 보는 것 같다. 이는 선수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철저한 팀플레이이다. SK의 야구는 팀을 중시한다. 팀이 만들어 내는 역동적인 플레이의 짜릿함이야 말로 야구의 진정한 재미 아닐까.

더 나아가서 어렸을 적부터 야구장에 가서 돌아오는 길을 회상해 봤을 때 가장 재미있었던 경기를 기억해보라면 홈런이 많이 나온 경기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봤을 때도 아니다. 바로 우리 팀이 이겼을 때이다. 김성근 감독 때문에 SK와이번스 팬의 집에 가는 길은 얼마나 즐거웠겠는가?

SK와이번스는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이 이긴 팀이다. 팬에게 가장 많은 횟수의 기쁨을 선사한 팀이기도 하다. 과연 프로팀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룹차원에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때 극대화 되지 않을까? SK는 그것을 선사할 수 있는 보증수표를 놓쳤다.

[사진=김성근 ⓒ 엑스포츠뉴스 DB]



김영민 기자 sexydubu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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