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팬들이 자신들에게 비난을 퍼부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16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서포터즈 트러스트(THST)는 아스널과의 라이벌 관계와 감정의 골이 왜 그렇게 깊은지를 설명하기 위해 포스테코글루와의 미팅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 원인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 간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비롯됐다.
이날 토트넘은 엘링 홀란에게 2골을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맨시티전 패배로 토트넘은 리그 4위 도약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불발됐다.
그러나 팀이 목표로 삼던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일부 토트넘 팬들은 맨시티전 패배에 크게 기뻐했다. 맨시티가 승리를 거두면서 토트넘 최대 라이벌 아스널을 2위로 내리고 다시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아스널과 맨시티 모두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만 남겨 두고 있는 가운데 맨시티가 승점 88으로 1위, 아스널이 승점 86로 2위에 위치 중이다. 아스널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은 38라운드 에버턴과의 홈경기에서 승리하고, 맨시티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 무승부 혹은 패배를 거두는 것뿐이다.
아스널이 자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사라지자 토트넘 팬들은 열광했다. 이날 홀란의 쐐기골이 터지면서 맨시티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일부 토트넘 홈팬들은 맨시티 팬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아스널의 우승을 방해했다는 것에 즐거워 했다.
그러나 토트넘 팬들의 태도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도중 자신의 뒤쪽에서 맨시티를 응원하는 토트넘 팬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하라가 15일(한국시간)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 경기 후 자신의 사화관계망서비스(SNS) X(구 트위터)에 MOM은 손흥민이어야 해. 훌륭한 경기력이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일대일 단독 찬스에서 스테판 오르테가 골키퍼에게 슈팅이 가로막히며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토트넘은 맨시티에게 0-2로 패해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이 끝나고 말았다. SNS
경기가 끝난 후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이틀간 구단의 근본이 심각하게 위태롭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라며 "내가 다시 밑그림부터 새로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다 그랬다"라고 아스널의 우승을 막기 위해 패배를 원하는 토트넘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팬들뿐만 아니라 구단 직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화를 돋웠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맨시티전을 앞두고 앞두고 한 스태프가 맨시티전 때 유소년 선수들을 내보내자고 농담하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불같이 화를 냈다. 이 소문에 대해 토트넘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팀의 성적보다 라이벌의 성공을 방해하는 걸 더 좋아하는 사고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자 토트넘 서포터즈가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마틴 부하기아 THST 회장은 매체를 통해 "포스테코글루는 클럽 밖에서 자신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항상 서포터즈를 거론한다"라며 "당연히 많은 팬들이 이에 대해 불쾌해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몇 년 동안 성과가 부족하고, 30년 동안 거의 아무것도 얻지 못했던 클럽에 왔다"라며 "우린 그의 전임자들로부터 새로운 시대와 정신에 대해 많이 들었다. 우린 아무데도 안 가니 성급하게 모든 게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건 용서해 달라. 전에도 본 적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토트넘 팬들이 정기적으로 겪는 혼란에 대한 오해를 보여줬다"라며 "토트넘 팬의 삶을 살아보지 않은 이들은 논평할 자격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부하기아 회장을 비롯해 토트넘 팬들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불만이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팬들이 맨시티전을 포기해 분노했지만, 그전에 토트넘은 4연패를 기록하면서 이미 4위 도약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였다.
토트넘은 맨시티전을 포함해 최근 6경기에서 5경기를 패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아스널, 첼시, 리버풀에게 4연패를 당하면서 승점 쌓기에 실패했고 이는 토트넘엔 20년 만에 처음이다. 번리전에서 승리를 거둬 연패를 끊는 데 성공했지만, 이후 맨시티와의 홈경기에서 고개를 숙이며 4위 도약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에 대해 매체는 "부하기아는 맨시티전 때 매우 적극적이었던 포스테코글루가 아스널을 상대로 소극적이었던 것에 많은 팬들이 좌절감을 느꼈다고 전했다"라며 "이는 사소한 불만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팬들이 부당한 공격을 받고 있다고 느껴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여름 토트넘에 부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재 팀을 5위 자리에 올리며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시즌 막판 팬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팬들과의 만남에서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