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8연패 수렁에 빠졌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 대표팀(FIVB 랭킹 40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랑지뉴 체육관에서 열린 2024 VNL 1주차 첫 경기에서 중국(6위)에 세트 스코어 0-3(15-25 16-25 14-25)으로 완패했다.
여자 대표팀이 가장 최근에 VNL에서 승리를 거둔 건 2021년 6월 15일 캐나다전(세트스코어 3-2)이었다. 2021년부터 이어온 한국의 VNL 연패는 '28'로 늘었다. 우리나라는 VNL에서 2022년, 2023년 2년 연속 승점을 하나도 얻지 못하고 24연패를 당했다.
팀 내 최다득점을 책임진 선수는 강소휘(한국도로공사)였다. 블로킹 1개, 서브 득점 2개를 포함해 11득점을 올리면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정지윤(현대건설·6득점), 박정아(페퍼저축은행·3득점) 등 나머지 선수들이 부진했다. 반면 중국은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팀 지표를 보더라도 두 팀의 격차가 컸다. 공격 득점(20-44)에선 차이가 두 배 이상이었고, 한국은 블로킹(6-12)과 서브(4-6)에서도 중국에 열세를 보였다.
중국은 1세트 초반부터 강력한 공격을 바탕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12-19로 끌려가던 한국은 연속 득점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20점 고지를 밟은 중국이 연속 3득점으로 한국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결국 중국의 승리로 1세트가 종료됐다.
2세트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이 3-7에서 박정아의 공격을 시작으로 내리 3점을 뽑으면서 1점 차까지 따라붙자 중국은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점수를 쌓았다. 결국 중국이 한국의 추격을 뿌리치면서 2세트를 매듭지었다.
3세트는 일방적인 흐름으로 흘러가면서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중국 쪽으로 기울어졌다. 한국은 9-19에서 강소휘의 강력한 서브 에이스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지만, 더 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셧아웃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해 여자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다소 부진했다. VNL 예선 라운드에서 12전 전패(승점 0점)를 기록했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14개 팀 중 6위에 그쳤다.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에선 7전 전패(승점 2점)의 성적을 남겼으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최종 5위에 머무르면서 입상에 실패했다.
반등이 필요했던 대표팀은 새로운 사령탑을 맞았다. 대한배구협회는 지난 3월 18일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으로 푸에르토리코 여자 대표팀을 지휘하던 모랄레스 감독을 선임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선수 시절 푸에르토리코 대표팀과 다양한 리그에서 세터로 활약했으며, 푸에르토리코 여자대표팀의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출전이 무산된 직후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됐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대교체로 인해 전력이 약화된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을 세계랭킹 16위로 끌어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해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에서 4승 3패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모랄레스호는 첫 경기부터 쓴맛을 봤다. 여전히 공격과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과제를 남겼다.
한편 한국은 17일 브라질(3위)과 1주차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사진=FIV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