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잘 나가는 첼시의 실상은 반칙왕이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101장의 경고를 받아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남은 2경기에서 한 장이라도 더 받으면 새 기록을 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스포츠키다'는 12일(한국시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팀(첼시)은 리즈 유나이티드가 2021-2022시즌에 세운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경고 101장과 동일한 기록을 세웠다"며 "세네갈 공격수인 니콜라 잭슨은 82분 득점 후 세리머니를 위해 광고판을 넘어 원정 관중들에게 뛰어들었고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첼시는 12일 영국 노팅엄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두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첼시는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하며 3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경기 내용은 극적이었다. 첼시는 전반 7분 만에 터진 미하일로 무드리크의 득점으로 앞서갔으나 연속골을 내주며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교체로 투입된 라힘 스털링이 동점골을 넣고 5개월 만에 출전한 주장 리스 제임스가 잭슨의 역전골을 도우며 첼시는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첼시는 승점 57이 되면서 7위를 지켰다. 뉴캐슬이 이날 애스턴 빌라와 비기면서 승점 57을 기록했으나 득실차에서 앞서 6위다.
첼시의 불명예 기록은 잭슨의 득점 이후 나왔다. 잭슨은 결승골 넣고 흥분한 나머지 광고판을 넘어 첼시 원정 팬들이 있는 구역으로 달려갔고 세리머니가 끝난 후 심판이 그에게 경고를 줬다. 이것이 첼시의 이번 시즌 101번째 경고였다.
이번 경기 전까지 첼시는 경고만 98개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전반 15분 센터백 브누아 바디아실과 전반 34분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코너 갤러거가 반칙으로 경고를 받으며 100장의 경고를 채웠다. 100장 이상 경고를 받은 단일 시즌 프리미어리그 팀은 2021-2022시즌 리즈 이후 처음이었다. 잭슨이 경고를 추가로 받으며 첼시는 리즈와 동률이 됐다. 첼시는 리그 2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101번째 경고를 받은 잭슨은 신기한 기록도 세웠다. 그는 이번 시즌 14골을 기록하고 10개의 경고를 받았는데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에 10골 이상 넣고 10개 이상 경고를 받은 선수는 1997-1998시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파올로 디 카니오와 2010-2011시즌 블랙풀의 찰리 아담뿐이다. 잭슨이 3번째 선수가 된 것이다.
첼시는 이번 시즌 파울과 관련된 기록에서 모두 상위권이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첼시의 경고는 1위이고 경기당 파울 횟수도 11.9회로 리그 6위이다. 퇴장 횟수도 3회로 리그 공동 6위이다.
첼시가 경고를 많이 받았다는 것은 수비진에서 허점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비가 불안하기에 이를 제한하고자 무리한 태클을 시도하고 그것이 경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첼시는 이번 시즌 36경기에서 61실점을 기록하며 최다 실점 공동 8위다. 2004-2005시즌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소 실점인 15실점 기록을 가진 첼시로서는 현재 상황이 안타깝다.
첼시는 토드 볼리 등 미국 자본이 2년 전 구단을 인수한 뒤 1조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선수 영입에 썼으나 돌아온 것은 '반칙왕' 불명예가 되고 있다.
반칙왕 첼시는 성공적인 리그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10위권 밖으로 벗어났던 첼시는 UEFA(유럽축구연맹) 유럽 대항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2024 잉글랜드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는다면 리그 5위와 6위는 유로파리그로 향하고 7위는 콘퍼런스리그로 향한다.
첼시는 리그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5위 토트넘 홋스퍼와 6점 차이라 뒤집기 쉽지 않지만 6위 자리는 충분히 가능하다. 남은 2경기에서 첼시는 자신들보다 순위가 낮은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본머스를 만나 유럽대항전을 정조준한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