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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 모르겠다' 하고 던졌죠" 엄상백 우여곡절 승리 비결…"다음엔 6이닝"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5.03 05:50 / 기사수정 2024.05.03 05:50

KT 위즈 선발투수 엄상백이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승을 챙긴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광주, 최원영 기자
KT 위즈 선발투수 엄상백이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승을 챙긴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광주,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최원영 기자) 마음을 내려놓으니 길이 열렸다.

KT 위즈는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KIA 타이거즈를 12-5로 격파했다.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이날 천성호(2루수)-강백호(지명타자)-멜 로하스 주니어(좌익수)-장성우(포수)-김민혁(중견수)-박병호(1루수)-이호연(3루수)-김건형(우익수)-김상수(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엄상백.

엄상백이 2회말까지 3실점하는 등 고전해 초반 0-3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타선이 3회초 5득점, 7회초 1득점, 8회초 6득점을 추가해 단숨에 점수를 뒤집었다. KIA가 실책 5개를 쏟아내자 무섭게 점수를 쌓아 올렸다.

엄상백은 5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6패)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6.23에서 6.13으로 낮췄다.

체인지업(44개)과 패스트볼(33개), 커터(29개)를 섞어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h였다. 총 투구 수는 106개(스트라이크 65개). 1회 33개, 2회 26개의 공을 던져 투구 수가 59개에 달했음에도 5회까지 버텨냈다. 선발승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역전 후 3회말부터 안정을 되찾았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 및 최다 투구 수다. 이번 KIA전 전까지 올해 최다 탈삼진은 4월 2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서 올린 7개, 최다 투구 수는 4월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선보인 104개였다. 엄상백의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2022년 9월 1일 수원 LG 트윈스전의 13개, 최다 투구 수는 2015년 6월 19일 광주 KIA전의 114개다.

KT 위즈 선발투수 엄상백이 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선발투수 엄상백이 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 후 엄상백은 "초반에 해탈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버티려 했다"며 "못해도 5회까진 던져야 한다고 다짐했는데 2회 끝나고 투구 수가 거의 60개더라. '와 어떡하냐. 오늘도 사고다'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나도 항상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딱 그것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가는데 1회에 밸런스가 안 좋아 많이 고생했다"고 덧붙였다.

엄상백은 "솔직히 3회말부터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투구했다. 왜냐하면 요즘엔 빗맞아도 안타가 된다. 그러면 공을 5개에서 10개는 더 던져야 한다"며 "최근 안타와 홈런을 많이 맞았다. 올해 29살(1996년생)인데 '아홉수에 걸렸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3회부터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내 할 일 하자'는 느낌으로 임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요즘 고민인 게 경기 초반에 몸이 잘 안 올라온다. (장)성우 형이 '넌 1회만 넘기면 쭉쭉 가는데 왜 그 고비를 못 넘기냐'고 한다"며 "원래 불펜 피칭을 20개 정도 하는데, 다음 등판 때는 30개에서 35개 정도 한 뒤 마운드에 오르려 한다. 그렇게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차츰 나아지고 있다. 시즌 초반 주로 4~5이닝에 그쳤지만 이제는 6회까지 책임지기도 한다. 직전 등판이던 지난달 26일 SSG 랜더스전에선 6⅔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완성했다.

KT 위즈 선발투수 엄상백이 경기에 등판해 이닝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뛰어 들어오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선발투수 엄상백이 경기에 등판해 이닝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뛰어 들어오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엄상백은 "공은 좋아지고 있다. 결과가 나와야 나도 치고 올라가는 힘이 생기는데 1승6패 중이라 어지러웠다"며 "너무 안 풀리니 힘들었다. 시즌 25패 페이스다. 한때 승률왕(2022년·0.846)도 했는데 말이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여태껏 내가 못 던져서 패를 안았기 때문에 할 말은 없다. 몸이 안 올라왔다는 것도 다 핑계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끌어올려 만회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KIA전을 전환점으로 삼으려 한다. 엄상백은 "좋은 결과를 얻었으니 좋은 마음, 좋은 생각으로 다음 경기에 임할 것이다. 그렇게 1년 동안 던지다 보면 결국 내 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싶다"며 "다음엔 더 즐겁게 잘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상백은 "선발투수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닝이다. 최소 6이닝은 책임지고 싶다"며 "내가 등판한 경기에서는 팀이 이기고, 중간투수들이 최대한 적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사진=광주,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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