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KIA 타이거즈 선발투수 양현종과 내야수 김도영.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양현종은 역대 통산 두 번째 170승을, 김도영은 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를 작성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고척, 최원영 기자) 기분 좋은 기록 잔치였다.
KIA 타이거즈는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13-2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많은 것을 얻었다. 우선 타이거즈 역사상 최소경기로 20승을 채웠다. 시즌 27경기 만에 20승(7패)을 빚었다. 종전 구단 기록은 1993년과 2017년 28경기 만에 이룬 20승(각각 8패)이었다. 키움전 스윕은 2021년 4월 6~8일 고척 경기 이후 1113일 만이다.
선발투수 양현종이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 투구 수 94개로 활약했다. 개인 통산 170승을 완성했다. 이번 경기 전까지 통산 169승으로 KBO리그 전체 선수 중 승리 2위였던 그는 호투로 선발승을 챙기며 170승 고지를 밟았다. 역대 승리 1위인 송진우(210승153패)에 이어 통산 두 번째의 대기록이다.
양현종에 이어 김건국이 2이닝 무실점을 올렸다.
KIA 타이거즈 선발투수 양현종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도영은 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했다. 가장 근접했던 기록은 2017년 8월 손아섭(당시 롯데 자이언츠·현 NC 다이노스)의 9홈런-10도루였다. 더불어 김도영은 2022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쌓았다. 종전 한 시즌 최고 기록은 지난해의 7홈런이었다.
타이거즈 구단 월간 최다 홈런을 살펴보면 한 달에 10홈런을 때려낸 이는 김도영을 비롯해 1983년 5월 김봉연, 1999년 5월 샌더스, 1999년 6월 홍현우, 2010년 8월 김상현, 2020년 10월 최형우뿐이었다. 월간 15홈런은 2010년 8월 김상현만이 해냈다.
또한 김도영은 지난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12경기 연속 득점도 이뤘다. KBO리그 역대 4위이자 구단 최다 연속 득점 타이기록이다. 종전 구단 기록은 김선빈이 보유했다. 2018년 9월 11일부터 25일까지 1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동시에 김도영은 지난 9일 광주 LG 트윈스전부터 이날까지 1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김도영의 경기 성적은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이다. KIA 타선은 16안타(2홈런)를 퍼부으며 키움을 무너트렸다.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선 키움 선발투수 이종민은 3회까지 순항하다 4회 흔들렸다. 3⅔이닝 3피안타 4사사구 3실점으로 물러났다. 김선기가 1⅓이닝 5실점, 윤석원이 4이닝 5실점을 떠안았다.
타선에선 김휘집이 투런 홈런 등으로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생산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출전해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선발 라인업
-키움: 고영우(3루수)-로니 도슨(중견수)-송성문(2루수)-최주환(지명타자)-이원석(1루수)-주성원(우익수)-변상권(좌익수)-김재현(포수)-김휘집(유격수). 선발투수 이종민.
-KIA: 박찬호(유격수)-이창진(우익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선빈(2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 선발투수 양현종.
◆1~3회: 팽팽한 투수전
1회초 박찬호의 1루 땅볼 후 이창진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김도영의 중견수 뜬공, 이창진의 도루로 2사 2루. 최형우의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양현종은 1회말 고영우를 3구 헛스윙 삼진, 도슨을 헛스윙 삼진, 송성문을 1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종민도 힘을 냈다. 2회초 이우성의 중견수 뜬공, 소크라테스의 2루 뜬공 후 김선빈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김태군의 2루 뜬공으로 2회초를 마무리했다. 2회말 양현종은 최주환을 1루 땅볼, 이원석을 중견수 뜬공, 주성원을 3루 땅볼로 제압했다.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선보였다.
3회초 최원준의 2루 땅볼, 박찬호의 중견수 뜬공, 이창진의 우익수 뜬공으로 이종민이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빚었다.
양현종은 3회말 선두타자 변상권에게 초구로 패스트볼을 던져 우전 안타를 맞았다. 김재현의 투수 방면 희생번트로 1사 2루. 경기 첫 득점권 위기에 놓인 양현종은 김휘집과 고영우를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정규시즌 경기서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4~6회: 호랑이의 타점 사냥
4회초 김도영의 우익수 뜬공, 최형우의 투수 직선타로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다. 최형우의 타구를 잡아낸 이종민의 반사신경이 돋보였다. 그러나 이종민은 4회를 다 책임지지 못했다. 이우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고 소크라테스에게 우전 안타, 김선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 김태군에겐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최원준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키움 벤치가 움직였다. 투수 김선기를 교체 투입했다. 박찬호의 1타점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가 나왔다. 김휘집이 공을 잘 잡아냈지만 1루 송구가 높게 이뤄져 내야안타로 이어졌다. 김선기는 이창진의 2루 뜬공으로 길었던 4회초를 끝마쳤다. 키움은 0-3으로 끌려갔다.
4회말 양현종도 도슨과 7구 승부 끝 볼넷을 허용했다. 송성문과 최주환의 중견수 뜬공, 이원석의 3루 직선타로 3아웃을 채웠다.
KIA는 5회초 빅이닝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김선기의 초구, 143km/h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견수 뒤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0m의 솔로 홈런이었다. KIA에 4-0을 선물했다. 동시에 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완성했다.
이어 최형우와 이우성의 우전 안타, 소크라테스의 좌중간 안타, 김선빈의 1타점 중전 적시타, 김태군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 최원준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계속됐다. KIA가 8-0으로 점수를 벌렸다. 박찬호의 유격수 땅볼, 이창진의 3루수 직선타, 김도영의 좌익수 뜬공으로 5회초는 막을 내렸다.
5회말 양현종도 실점을 떠안았다. 주성원의 헛스윙 삼진 후 변상권의 좌중간 안타가 나왔다. 김재현의 3루수 직선타로 2사 1루. 양현종은 후속 김휘집에게 4구째로 140km/h의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의 투런 홈런이 됐다. 김휘집의 시즌 3호포. 키움이 2-8로 추격해오자 양현종은 고영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키움은 6회초 투수를 김선기에서 윤석원으로 바꿨다. 최형우의 좌익수 뜬공, 이우성의 중견수 뜬공, 소크라테스의 3루 뜬공으로 삼자범퇴가 됐다.
6회말 선두타자 도슨이 중전 안타를 쳤다. 송성문이 병살타로 고개를 떨궜다. 최주환의 2루 땅볼로 마침표가 찍혔다.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휘집이 정규시즌 경기서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7~9회: 호랑이, 또 빅이닝
7회초 김선빈의 2루 땅볼, 김태군의 좌익수 뜬공, 최원준의 2루수 직선타로 세 타자 만에 공격이 끝났다. 양현종은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원석을 3루 땅볼, 주성원을 3루수 직선타, 변상권을 헛스윙 삼진으로 물리쳤다.
KIA는 8회초 한 번 더 빅이닝을 이뤘다. 박찬호의 볼넷, 이창진의 2루 뜬공, 윤석원의 폭투로 1사 2루. 김도영이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 최형우가 1타점 좌중간 적시 2루타, 이우성이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 소크라테스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김선빈의 좌익수 뜬공, 김태군의 대타 서건창의 헛스윙 삼진으로 공격을 끝냈다. 4점을 뽑아내며 12-2로 쐐기를 박았다.
8회말 KIA는 양현종 대신 투수 김건국을 기용했다. 박성빈의 포수 땅볼, 김휘집의 헛스윙 삼진, 고영우의 3구 헛스윙 삼진으로 김건국이 미소 지었다.
키움은 9회초도 윤석원에게 맡겼다. 선두타자 최원준이 윤석원의 2구째, 137km/h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의 솔로 홈런이었다. 시즌 3호포로 13-2를 빚었다. 박찬호는 중견수 뜬공, 이창진의 대타 김호령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홍종표가 좌중간 2루타를 쳤지만 최형우가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9회말 KIA 투수는 여전히 김건국. 예진원의 중전 안타 후 김주형을 헛스윙 삼진, 최주환과 이원석을 중견수 뜬공으로 요리해 경기를 매듭 지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이 정규시즌 경기서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