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 4월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팀 불펜의 핵 노경은, 고효준을 향한 변함 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사진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분명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벌써 다 잊었다."
SSG 랜더스는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홈 주말 3연전에서 1무 2패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19일 1-4로 무릎을 꿇은 뒤 21일 더블헤더에서는 1차전 8-10 역전패, 2차전 5-5 무승부를 기록했다.
SSG는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특히 1차전에서는 타선 폭발 속에 5회까지 8-2로 앞서가면서 여유 있게 게임을 풀어갔다.
하지만 호투하던 선발투수 김광현이 6회초 김현수에게 솔로 홈런, 문보경에게 1타점 2루타, 박동원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경기 흐름이 묘해졌다. 스코어가 8-5로 좁혀지면서 불펜 필승조를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더블헤더 1차전 7회초는 SSG에게 악몽이었다. 베테랑 좌완 고효준이 1사 후 홍창기와 문성주, 2사 후에는 오스틴 딘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SSG 벤치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투수를 노경은으로 교체했지만 결과는 더 최악으로 흘러갔다. 노경은은 문보경에게 1타점 적시타, 대타 김범석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 4월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팀 불펜의 핵 노경은, 고효준을 향한 변함 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사진 김한준 기자
SSG는 더블헤더 2차전도 필승조 난조 속에 눈앞에 뒀던 승리를 놓쳤다. 5-4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문승원이 선두타자 김범석을 안타로 출루시킨 게 빌미가 됐다.
LG 벤치는 김범석 대신 발 빠른 대주자 최승민을 투입해 SSG를 압박했다. 문승원은 오스틴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1사 후 문보경의 타석 때 최승민의 2루 도루를 막지 못했다. 폭투까지 나오면서 최승민이 3루까지 추가 진루하는 걸 허용했다. 결국 문보경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이어지면서 5-5 동점이 됐다. 9회말 공격까지 무득점에 그치면서 패배 같은 무승부를 받아들였다.
이숭용 SSG 감독은 일단 지나간 게임은 빠르게 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더블헤더 관련 질문을 받은 뒤 "우리에게 (주말에) 무슨 일이 있었나?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벌써 다 잊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SSG 불펜진이 지난달 23일 정규시즌 개막 후 줄곧 제 몫을 해줬던 만큼 한 번의 시리즈 부진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 4월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팀 불펜의 핵 노경은, 고효준을 향한 변함 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이숭용 감독은 "우리가 게임 중반 (리드를) 넘겨준 적이 이전에는 없었다. 넘어가더라도 우리 힘으로 다 이겨냈었는데 지난 주말 더블헤더는 달랐다"며 "1차전 역전패, 2차전 무승부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래도 불펜들이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잘 던져줬다. 고효준과 노경은이 버팀목 역할을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영수) 투수코치, (송신영) 수석코치와 앞으로 불펜 운영을 어떻게 가져갈지 부분에 대한 정립은 더블헤더를 마치고 어느 정도 해놨다"며 "아마 이번 주중 3연전부터 조금씩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계획을 전했다.
이숭용 감독은 이와 함께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모두 자신의 몫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노경은, 고효준을 비롯해 불펜 투수들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편안하게 던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숭용 감독은 "지난 주말 LG와 더블헤더 2차전 경기 중에 노경은과 고효준을 불렀다. (결과는) 다 내 잘못이니까 두 사람에게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며 "투수 교체 타이밍에 정답은 없지만 역전을 당한 건 다 감독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노경은, 고효준은 지금까지 너무 잘해줬고 두 사람 때문에 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게 팩트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부산,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