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17 15:01 / 기사수정 2011.08.17 15:01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맨유는 더호손스에서 열린 웨스트 브롬위치와의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맨유는 전반 13분 만에 웨인 루니의 선제골에 힘입어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데 헤아 골키퍼는 전반 37분 셰인 롱의 평범한 슈팅을 제대로 막지 못한 채 실점을 헌납했고, 경기는 종료 직전까지 1-1 상황이 지속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비단 이 경기뿐만이 아니었다. 데 헤아는 지난 7일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에딘 제코의 중거리 슈팅을 허무하게 내준 바 있다. 맨유는 두 경기 모두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데 헤아의 실수로 인해 경기 종료 직전까지 진땀을 흘려야 했다.
당초 데 헤아는 은퇴를 선언한 에드윈 반 데 사르의 대체자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 프리시즌 도중 영국 언론 '더 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반 데 사르를 대체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는 뛰어난 골키퍼였다. 하지만 데 헤아가 아직도 20살이라는 것은 긍정적이다"라며 "공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고 매우 침착하다. 그리고 빠르고 영리한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1,800만 파운드(약 317억 원)의 거액을 받고 맨유로 이적한 데 헤아의 플레이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데 헤아는 경기 내내 다소 주눅이든 듯한 인상을 주었으며 판단력과 반응 속도에서도 기대치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반면 데 헤아에 밀려 두 경기 연속 벤치 신세를 진 안드레스 린데가르트의 자신감 있는 모습은 크게 대조를 이룬다. 그는 16일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맨유에서 넘버원이 되는 것이 두렵지 않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최고가 되기 위해서다. 비용이 얼마고,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높은 레벨에서 잘할 수 있다는 내 스스로의 능력을 믿는다"라며 주전 경쟁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1984년생의 린데가르트는 지난겨울 노르웨이 알레순트FK에서 420만 파운드(약 72억 원)로 맨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린데가르트는 이번 프리시즌 3경기 동안 1실점에 그치는 등 안정적인 방어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때마침 데 헤아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린데가르트의 주전 도약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이 1,800만 파운드의 몸값으로 영입한 데 헤아를 쉽게 벤치로 내릴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일각에서는 이제 갓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뛰어든 데 헤아에 대한 비판이 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피터 슈마이켈 역시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데 헤아 감싸기에 나섰다.
그러나 데 헤아의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상황은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 현재 맨유는 주전 센터백 리오 퍼디난드-네마냐 비디치 콤비가 각각 부상으로 6주, 2주가량 결장한다. 이 둘의 공백을 필 존스, 조니 에반스, 크리스 스몰링과 같은 젊은 수비수들이 메워야 하는 셈인데 골키퍼마저 불안감을 보인다면 데 헤아 역시 주전 자리를 보장받기란 어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앞으로 있을 맨유의 일정은 토트넘(H)-아스날(H)-볼턴(A)-첼시(H)와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뒷문이 흔들리면 수비가 무너지고 경기 결과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퍼거슨 감독으로선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데 헤아의 활약이 맨유의 운명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사진 = 데 헤아, 린데가르트 ⓒ 스카이 스포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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