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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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은 한국의 메릴스트립"…칸의 여왕, 27년만 연극行 (엑's 현장)[종합]

기사입력 2024.04.23 18:5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전도연은 한국의 메릴스트립이다."

전도연, 박해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연극 '벚꽃동산'이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연극 ‘벚꽃동산’은 연출가 사이먼 스톤(Simon Stone)이 한국 배우들과 만드는 신작으로,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을 한국을 배경으로 각색했다.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은 농노해방(1861) 이후 귀족이 몰락하고 신흥 자본가가 부상하는 제정 러시아 말기를 배경으로 하며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유일한 도피처 벚꽃 동산을 잃어버릴 위기에 직면한 이들을 그려낸 작품이다. 

한국화된 벚꽃동산은 십여 년 전 아들의 죽임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송도영(전도연 분)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시작한다. 송도영이 마주한 서울은 자신의 기억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다.떠들썩한 사회 분위기, 자유롭고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무엇보다 그녀의 가족이 오래 함꼐 살았던 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전도연, 박해수,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박유림, 이세준, 이주원 등이 원캐스트로 출연한다.



사이먼 스톤 연출가는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진행한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서 "한국에 와서 리서치 기간 동안 한국 제작진,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20년 째 한국 영화 팬으로서 그때 들은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이먼 스톤 연출가는 "안톤 체호프는 최고의 작가라고 할 순 없어도 톱3 안에 들고 연극의 문법을 바꿔놨다. '벚꽃동산'은 과거와 전통, 혁신과 세대의 갈등이 있고 급변하는 사회가 배경인데 한국이 가장 적합했다. 멜랑꼴리한 정서, 희망과 절망을 오가는 곳은 한국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벚꽃동산'을 한국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관객분들에게는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만 외부적으로 보면 짧은 시간에 문화적, 경제적 변화를 일군 것이 굉장히 놀랍다. 세계에서 문화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경제적으로도 짧은 기간에 변화를 이룩했다. 나도 그 모습의 일부가 됐으면 해 '벚꽃동산'을 선택했다. 그 당시 러시아도 급변하는 시기였는데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가했다"며 '벚꽃동산'을 한국화한 과정을 언급했다.



영국 내셔널 시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과 협업한 사이먼 스톤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 왔다.

사이먼 연출가는 "한국 영화는 2002년 7월에 17살 때 멜버른 필름 페스티벌에서 처음 봤다.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 상영회 때 왔었다. 칸에서 상영하고 호주로 넘어온 거였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매드맥스'를 가장 재밌게 봤는데 이곳에 와서 행복했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올드보이'를 본 뒤 한국 영화를 쭉 보게 됐다"라며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제 정신이 아니다. 산낙지도 먹네. 이상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상영회 끝나고 감독과 인사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의 1970년대와 같지 않나 한다. 예술적인 부분과 상업적인 부분이 잘 어우러진 것 같고 배우들이 재능도 있다. 플롯이 이상하다 싶다가도 배우들이 모든 걸 채워주고 좋은 영화로 만들어줘 한국 영화에 관심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전도연은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송도영(원작의 류바) 역을 맡았다. 박해수는 성공한 부동산 개발업자 황두식(원작의 로파힌)을 연기한다. 손상규는 송도영의 오빠 송재영(원작의 가예프)으로 분했다.

사이먼 연출가는 "한국 배우들은 전세계의 배우들과 다른 독특한 점이 있다. 희극과 비극을 오가는게 쉽지 않은데 한국 배우들은 엄청나게 비극적인 상황에 젖어있다가 웃음이 나오는 희극적인 상황으로 넘나드는 재능이 있다. 장르를 넘나드는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오래 영화와 드라마에서 본 배우들의 옆에 앉아 있어 영광이다. 내가 세계 최고 행운아 같다"라며 배우들을 극찬했다.



전도연은 특히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사이먼 스톤 연출은 "센터장에게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여자 주인공 역할은 어려운 역할이다. 매력적으로 보기에 어려운 역할이고 관객들에게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여야 한다"라며 캐스팅에 고민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어 "전도연은 많은 영화를 봤는데 나쁜 역할도 선한 역할도 매력적이어서 이 역할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당대 귀족층, 사회의 비판 요소가 일반인의 고민거리와 다를 수 있지만 그럴수록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모로 커넥션을 느낀다고 생각했고 전도연 배우가 적합했다"며 전도연에게 기대를 걸었다.

전도연은 "도전이라고 이야기하면 도전일 수 있지만 늘 이야기했듯 배우 일을 오래하면서 사람들은 내가 많은, 다양한 작품을 했다고 하지만 나로서는 해온 작품보다 앞으로 해야 할 작품, 또 해보지 못한 작품이 많다고 생각했다. 연극이기는 하지만 도전이라기보다는 해보지 않은 또 다른 작업 과정 중의 하나다"라며 소회를 털어놓았다.

그는 "늘 연극이라는 것에 갈망이 있었지만 사실 두려움이 컸다. 내가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는 거고 연극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온전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보여주는 것이어서 자신이 없었는데 사이먼 스톤이라는 연출가가 매력이 있었다. 이분의 작품을 보면서 매료된 부분도 있고 궁금증도 있어 선택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사진= 고아라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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