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바르셀로나 구단이 화가 단단히 났다. 지난 엘 클라시코에서 일어난 라민 야말의 애매한 득점 상황에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경기를 넘어 법적인 조치까지 감행한다는 생각이다.
바르셀로나가 분노한 경기는 지난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4시즌 라리가 32라운드 '엘 클라시코' 경기에서였다.
경기는 1-1로 팽팽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6분 만에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으나 레알은 전반 18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상황이 발생한 것은 전반 27분이었다. 전반 27분 바르셀로나는 코너킥을 얻어냈다. 하피냐가 코너킥을 찼고 라민 야말이 발로 툭 건드리며 공을 골문 쪽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레알의 안드리 루닌 골키퍼가 공을 쳐내며 다시 코너킥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항의하기 시작했다. 야말의 슈팅이 골라인을 넘었다는 것이었다. 주심인 세사르 소토 그라도는 이에 대해 비디오 판독(VAR)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주심은 이야기를 들은 뒤 득점이 아닌 것을 선언하며 바르셀로나에 코너킥을 재개하라고 했다.
라리가의 황당한 절차였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골라인 판독 시스템이 있어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면 주심에게 신호가 간다. 주심은 신호가 오면 득점 인정을 하고 득점이 됐다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라리가는 골라인 판독 시스템이 없어 애매한 경우 비디오 판독을 실시한다. 라리가 측은 많은 카메라로 이를 잡아낼 수 있다고 자신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득점이 선언되지 않은 후 양팀은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2-2 상황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 레알의 에이스인 주드 벨링엄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레알은 바르셀로나를 3-2로 꺾고 리그 우승을 목전에 뒀다. 이 경기 승리로 레알은 리그 2위 바르셀로나와의 격차를 승점 11점 차로 벌렸다.
바르셀로나는 야말의 상황에 대해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차비 에르난데스 감독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골라인 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바르셀로나의 골키퍼인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도 골라인 판독 시스템이 없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며 리그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바르셀로나의 회장인 후안 라포르타도 거들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라포르타 회장이 야말의 상황에 대해 심판 기술위원회와 스페인 축구 연맹에 경기에서 발생한 모든 이미지와 오디오를 줄 것을 요청했다"며 "그는 사법적인 절차도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라포르타 회장은 "만약 (야말의 슈팅이) 적법한 득점으로 확인된다면, 재경기 요청도 배제하지 않고 더 나아갈 것"이라며 "경기장에서의 행동 중 일부는 우리에게 해를 끼치고 다른 일부는 우리의 라이벌에게 이익을 줬다. 이는 라리가의 문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공공연히 문제가 있음을 말했다.
라이벌과의 경기에서 패한 점도 있지만 바르셀로나가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한 이유는 또 있다. 주심인 소토 그라도가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맡아 자신들의 경기를 망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토 그라도 심판은 지난 8월 헤타페와 바르셀로나의 라리가 1라운드 경기에서 헤타페에 편파적인 판정을 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바르셀로나가 페널티킥을 얻어야 할 상황임에도 오히려 바르셀로나의 파울을 지적하며 바르셀로나가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하게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소토 그라도 심판은 이 경기 판정이 오심이었음을 인정하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오심을 저지른 심판이 '엘 클라시코'라는 세계 최대의 라이벌 매치의 주심을 맡아 이런 일이 일어나니 화를 참을 수 없는 바르셀로나다. 전적이 있는 심판이 배정된 것도 억울하지만 비슷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야말의 슈팅이 득점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꺼림칙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 바이블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