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전주고등학교와 덕수고등학교가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주창훈 감독이 이끄는 전주고등학교와 정윤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덕수고등학교는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전주고는 경기상업고등학교(6-1), 부산고등학교(10-7), 군산상일고등학교(13-0)를 차례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이후 대구상원고등학교를 8-1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고, 경북고등학교를 상대로 7-1로 승리하면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985년 이후 황금사자기 대회 이후 무려 39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다.
경기 전 주창훈 감독은 "나는 잘 모르겠는데, 주위에서 우리 학교와 연습경기를 치렀던 팀들이 '전주고가 너무 강하다'고 하더라. 가장 큰 고비는 '우승후보' 경기상업고, 부산고와의 경기였는데 그 두 경기를 어렵게 이기고 올라오면서 오히려 서울에선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편하게 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가 적기라고 생각하고 지난해 동계훈련부터 잘 준비했다. 남들 다 쉴 때 우리 팀은 첫 대회부터 성적을 내기 위해 방학하자마자 전지훈련을 진행하면서 잘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덕수고도, 우리도 끈끈한 야구를 하는 팀이다.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또 덕수고에서 잘 치는 타자들을 분석했고 선수들과 대화했다. 후회없이 경기를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덕수고는 제주고등학교(6-0), 물금고등학교(8-1), 북일고등학교(7-0), 안산상업고등학교(9-2)를 차례로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이후 8강에서 경동고등학교를 9-4로 꺾었고, 4강에선 경남고에 6-3 3점 차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에도 신세계 이마트배 결승에 진출했던 덕수고는 대회 2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정윤진 감독은 "어떤 결과가 나올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난해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그라운드 컨디션이나 환경 면에선 전주고 선수들보다 더 편하고, 덜 긴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또 정 감독은 "상대 투수들, 야수들 모두 정상권에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3번부터 6번 타자가 장타력과 콘택트를 갖췄고, 기동력을 앞세운 야구를 하더라. 우리 팀으로선 그 부분을 봉쇄해야 한다. 나름 준비하긴 했는데, 결과가 어떨지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이날 전주고는 '에이스' 우완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운다.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정우주는 이번 대회 3경기 13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0.64의 성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주창훈 감독은 "잘하는 선수이기도 하고, 인성적으로도 훌륭하다. 후배들이 (정우주를) 본받아서 훈련을 하고 몸 관리를 하게 돼 우리 팀으로선 (정우주가 온 게) 정말 큰 효과"라며 "지도자들이 터치할 게 없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구위나 RPM(회전 수)가 좋다. 정타를 맞은 게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고등학생이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진다. 손가락 감각이 좋아서 슬라이더, 스플리터, 서클체인지업 등도 자유자재로 던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주고는 준결승에서 정우주를 아끼고 이호민을 선발투수로 기용해 준결승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주 감독은 "정우주가 100%의 컨디션을 찾기 위해 준결승에선 캐치볼도 안 하고 몸도 안 풀었다. 컨디션을 찾을 수 있도록 초반부터 (정우주를) 배제하고 경기를 치렀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좋다고 해서 믿고 경기 초반에 기선제압을 하려고 한다. (정)우주에게 '볼을 빼지 말라고 했다. 네 공이 안 좋아서 맞는 게 아니라 타자들이 잘 친 거라고 생각하고 쉽게 승부해서 선발로 105구까지 던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정우주의 호투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결승에서 '에이스' 정현우, 김태형을 내보낼 수 없는 덕수고는 유희동에게 선발 중책을 맡겼다. 정윤진 감독은 "키가 크다 보니까 타점이 높다. 주무기가 스플리터와 낙차 큰 커브인데, 제구가 된다면 그래도 (유)희동이가 3~4이닝 정도는 막아주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대기 투수는 좌완 이지승, 우완 김영빈"이라고 설명했다.
덕수고는 이번 대회 6경기 팀 타율 0.321로 5경기 이상 치른 팀 중에서 대전고(0.348), 대구상원고(0.32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대회 기간 동안 박준순(0.476), 배승수(0.438), 오시후(0.429), 박민석(0.412), 정민서(0.389) 등 타자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정 감독은 "결승에서 김태형, 정현우를 투입하지 못하게 됐는데 감독이 생각을 잘못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그래도 나머지 투수들을 믿고 마운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 선수들은 방심하진 않는다. 너무 잘하려는 마음이 강했기 때문에 8강, 4강 초반에 고전했을 뿐"이라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한편 전주고는 엄준현(유격수)-성민수(좌익수)-최윤석(3루수)-서영준(중견수)-이한림(포수)-박한결(1루수)-윤도연(우익수)-김유빈(지명타자)-김서준(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덕수고의 라인업은 박민석(우익수)-정민서(중견수)-박준순(2루수)-오시후(좌익수)-우정안(3루수)-배승수(유격수)-엄준상(1루수)-김태형(지명타자)-박한결(포수) 순이다.
사진=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