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스페인 FC바르셀로나가 우루과이 주전 센터백 로날드 아라우호에 대한 제안을 들어볼 생각이다. 그를 영입하길 원하는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 입장에선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21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는 아라우호에 대한 제안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 그는 더 이상 판매 불가한 선수가 아니다"며 "구단은 1억 유로(약 1470억원) 이상의 제안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가 파는 이유는 있었다. 재정적인 부분과 그의 실수 때문이었다. 매체는 "바르셀로나가 이번 여름 선수 한 명을 매각해야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바르셀로나는 파우 쿠바르시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고 다른 선수를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해 아라우호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PSG와의 경기에서 아라호의 실수도 그를 판매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라우호는 지난 17일 PSG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패배의 원흉이 됐다. 바르셀로나의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 29분 퇴장당하며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그는 PSG의 공격수인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돌파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그를 저지하며 바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가 막지 않았다면 골키퍼와 1대1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아라우호의 퇴장 전까지 하피냐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앞서 있었다. 1차전에서도 바르셀로나가 PSG를 3-2로 꺾었기에 합계 스코어 4-2로 앞선 상황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아라우호의 퇴장으로 공격수인 라민 야말을 빼고 센터백인 이니고 마르티네스를 투입했다. PSG는 수적 우위의 상황에서 4골을 몰아넣으며 합계 스코어 6-4로 뒤집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라우호를 원하는 팀은 많지만 가장 강하게 연결된 팀은 뮌헨이다. 뮌헨은 바르셀로나가 아라우호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그를 영입하고자 했다. 지난 겨울에도 뮌헨 이적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이제 바르셀로나가 팔겠다고 선언했기에 뮌헨은 영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준급 센터백 아라우호가 영입된다면 김민재의 다음 시즌 주전 경쟁이 힘겨워질 전망이다. 뮌헨은 현재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 리흐트, 에릭 다이어까지 총 4명의 센터백을 보유하고 있는데 1500억원에 육박하는 아라우호가 영입된다면 그가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뮌헨은 김민재나 우파메카노, 더리흐트 중 한 명을 팔아야 한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 임대로 온 뒤 다음 시즌 1년간 완전 이적 신분으로 뛰는데 연봉이 적어 아라우호 입단의 영향권 밖에 놓여 있다.
후반기 센터백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김민재로서는 악재나 다름없다. 그는 전반기까지만 해도 우파메카노와 함께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출전했다. 뮌헨의 토마스 투헬 감독의 첫 번째 옵션이었다. 이번 겨울 다이어가 영입되기 전까지 다른 두 센터백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동안에도 김민재는 부상 없이 스쿼드를 지키며 뮌헨의 수비를 단단히 했다.
하지만 후반기 상황이 바뀌었다. 김민재가 지난 1월 아시안컵으로 팀에서 빠진 사이 뮌헨은 토트넘의 벤치에 있던 다이어를 영입하고 그에게 꾸준한 기회를 줬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함께 더 리흐트를 기용했고 김민재가 돌아와서도 두 선수를 꾸준히 선발 센터백으로 내세웠다. 뮌헨에 중요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과 8강 1, 2차전 모두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선발 센터백이었다.
주전에서 밀린 김민재는 여러 클럽과 이적설까지 돌았다.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세리에A 인터 밀란, 이전 소속팀인 나폴리까지 그를 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김민재는 뮌헨을 떠나지 않고 다음 시즌에도 뮌헨에 남아 주전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후반기 그를 감독으로 기용하지 않는 투헬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뮌헨을 떠나기에 새로운 감독 아래에서 주전 경쟁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다.
아라우호는 김민재와 스타일이 유사하다. 그는 188cm의 장신임에도 속도가 매우 빠르고 헤더 능력도 탁월하다. 몸싸움도 다른 선수에 쉽게 밀리지 않는 단단한 모습을 보이며 세계 정상급 수비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뮌헨은 그에게 1억 유로 이상 지불할 의사를 밝힌 만큼 뮌헨이 그를 영입해 센터백을 보강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재 입장에선 주전 경쟁의 세기가 더 세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